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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산(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배추 상품 소매 가격은 포기당 8758원으로 지난달 27일(9963원)보다 다소 떨어졌다. 정부의 배춧값 안정화를 위한 정책이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작년보다 30% 가량 높은 수준이다. 김장의 필수품인 무 가격도 만만치 않다. 지난 8일 기준 무 1개 평균 가격은 3739원으로 작년보다 45% 이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배추김치는 아예 포기하고 다른 채소로 대체 김치를 담그는 이들도 늘고 있다. 특히 그나마 덜 오른 양배추가 대체용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양배추는 배추와 달리 1년 내내 출하되는 탓에 배추의 절반 수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김치 보릿고개를 나기에 적당한 채소로 여겨지는 것이다.
경기 용인에 사는 주부 김모(36)씨는 최근 양배추와 사이다를 활용한 물김치를 담갔다고 했다. 양가 부모님께 받는 김치와 마트가서 사 먹는 김치로 그간 김장철을 넘겨왔는데 배추값이 비싸지면서 달라고 하기가 부담스러워져서다.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김장을 해보기란 더 어려운 일이기도 했다. 김씨는 “인터넷에서 양배추와 사과, 사이다를 넣어 만드는 물김치 만드는 방법을 읽고서 만들어 봤다”면서 “당분간 양배추를 활용해서 김치를 만들어 먹으려 한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도 울상이긴 마찬가지다. 서울 마포구의 한 국밥집에서 만난 가게 주인 이모씨는 손님에게 국밥과 함께 겉절이 등을 내놓을 생각을 하면 배추를 사러 가기 무섭다고 전했다. 이씨는 3일마다 배추와 무, 양파 등을 구매해 오는데 배추 3포기가 들어 있는 한 망을 사오는데 4만원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씨는 “겉절이와 깍두기 등을 손님들에게 제공하겠지만, 그보다 셀프로 가져가게 하는 게 더 좋은 방법인 것 같다”면서 “방식을 바꾸려고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은히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매일 식사를 해야 하므로 소비자 입장에서는 먹거리 물가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따라서 먹거리 물가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소고기의 사례처럼 정부가 검역 기준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서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배추를 수입해 오면 가격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