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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ES에서 한국 기업은 역대 최대 규모인 500여개사(온라인 포함)가 참여했다. 삼성전자, 현대차, SK그룹 등 굴지의 대기업들은 특유의 기술력으로 CES를 사로잡았다. 이는 관람객들의 관심과 호응에서 고스란히 나타났다.
CES 기간 관람객들이 특징적으로 많이 모였던 곳은 SK그룹, 삼성전자, 현대차, 롯데정보통신 등이었다. 공통적으로 체험형 콘텐츠를 많이 배치해 관람객들의 호응을 이끌었고, 눈에 띄는 제품과 신기술도 많았다.
CES 개막 초반 열린 공식 행사들도 한국기업들의 차지였다. 우선 개막 전날인 지난 4일 첫 기조연설을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맡아 CES의 시작을 알린 것도 의미가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로봇개와 함께 퍼포먼스를 하며 그룹의 로보틱스 비전을 밝힌 것도 글로벌 경제계의 큰 관심을 받은 이벤트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업계 최초로 CES에 참가해 하나의 상징이 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간 IT·가전이 주류였던 CES에 조선업체가 자율운항, 로보틱스 등의 분야를 갖고 나와 기술을 홍보한 적은 없었다. 1982년생의 젊은 3세 경영인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대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한 것도 인상 깊었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기술력 하나로 혈혈단신 미국으로 날라온 혁신 스타트업들도 존재감을 알렸다. 특히 스타트업은 올해 행사에 290여개사나 참가했다. 유레카홀 같은 일부 전시장엔 ‘코리아’라고 적힌 합동관이 여러 곳 배치됐다. 포스코나 네이버 같은 대기업들이 지원하는 스타트업들은 물론 코트라, 서울시, 카이스트, 서울대 등 기관과 학계에서 내세운 곳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 일부 해외 기업인 줄 알고 찾아갔던 부스가 한국 기업의 부스였던 적도 많았다. 분야도 다양했다. 로봇부터 헬스케어, 메타버스, 드론 등 첨단 IT기술이 접목된 분야라면 어디든 한국 스타트업들이 등장했다.
CES 전시장에서 만난 국내 대기업 한 관계자는 “올해 CES의 빈 자리를 우리 기업들이 다 메운 듯한 느낌”이라며 “CES 주최사인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서도 이 같은 한국기업들의 위상을 더 체감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