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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연간 50조원 시대를 열었다. 7할은 슈퍼 사이클을 탄 메모리 반도체의 덕분이었다. 삼성전자는 올해도 반도체 수급이 빡빡해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 성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상 최대 실적 ‘또’ 경신
삼성전자(005930)는 지난해 연간 실적이 연결 기준 매출액 239조5800억원, 영업이익 53조65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8.7%, 83.5% 늘어난 수준이자 역대 최대치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85.6% 증가한 42조186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의 경우 매출액 65조9800억원, 영업이익 15조1500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신기록 행진도 이어갔다. 이는 전년비 23.7%, 64.3%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이같이 실적 신기록을 지속할 수 있었던 1등 공신은 반도체였다. 메모리 반도체의 호황이 계속된 가운데 빡빡한 수급으로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반도체 사업부가 삼성전자 전체 실적 호조를 견인했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률은 22.4%인 데 비해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51.6%에 달했다. 물건 100원을 팔아 52원 가까이 남겼다는 의미다.
원화가 달러화는 물론 주요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전분기 대비 6600억원 정도의 부정적 환 영향을 줬다. 최고의 실적을 내는 데 기여한 반도체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별상여금이 지급된 점 역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적극 투자 나섰던 삼성, 올해는 “소폭 줄 것”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과 함께 늘었던 시설 투자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투자 계획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년 대비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27조3000억원, 디스플레이 13조5000억원 등 43조4000억원(전년비 70%↑)을 시설투자에 쏟았다. 삼성전자는 V낸드 수요에 맞춰 평택 반도체 라인을 증설하고 파운드리 10나노 공정 생산능력(CAPA)을 확대했을 뿐 아니라 플렉서블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능력도 늘렸다.
다만 삼성전자는 올해도 견조한 메모리 반도체 수급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OLED 등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전, TV, 스마트폰 등 세트 사업도 프리미엄 제품으로 차별화하는 등 수익성 확보에 주력해 견조한 실적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장 올해 1분기만 놓고 보면 지난해 4분기와 마찬가지로 환 영향이 부정적일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등의 경우 일부 제품군이 비수기에 접어들며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부품 사업의 경우 메모리는 데이터센터 서버용 D램 수요가 탄탄하지만 D램을 생산하는 11라인 일부를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출하량이 줄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비수기로 수요가 줄고 OLED 수익성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세트 사업에서는 무선 사업부에서 ‘갤럭시S9’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수 있고 CE(소비자가전) 사업 또한 수익성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미래 먹거리 ‘AI와 사물인터넷’
중장기적으로 사업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삼성전자는 강조했다. 부품사업에서는 새로운 응용처가 확대되고 있을 뿐더러, 세트사업 또한 소프트웨어(SW)와 커넥티비티(연결성) 중심으로 사업 기회가 넓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하나로 연결하는 전략을 통해 산업 흐름 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반도체 사업에선 클라우드·서버용 고용량 메모리와 전장·AI용 칩셋 수요 증가에 대비해 첨단 미세화 공정에 기반한 반도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OLED 사업은 폴더블(접는) 제품을 출시하는 등 프리미엄에서의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IT·전장 등 신규 응용처 확대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
무선 사업부는 폴더블 OLED 탑재하는 등 첨단 기술에 기반한 스마트폰으로 차별화하는 동시에, 5G 기술력을 바탕을 둔 AI·IoT 관련 신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CE부문은 8K(해상도가 UHD 4배)·마이크로 LED(발광다이오드) 등 신기술을 탑재한 TV를 출시해 리더십을 강화하고, 가전제품 내 빅스비 적용을 확대해 제품 간 연결성과 사용성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