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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영의 펀드수첩]"올해 목표, 세우셨나요?"

김자영 기자I 2011.02.01 10:04:44

안정적인 대형우량주 시대로의 변화
확실한 요구수익률이 생긴 고객의 변화
목표전환형펀드, 랩어카운트보다 전략 다양·리스크 관리↑

[이데일리 김자영 기자] 서울대에 들어가는 것, 초봉 5000만원이 넘는 직장인이 되는 것, 강남에 방 세 개짜리 아파트를 갖는 것에서부터 건강하게 사는 것, 행복하게 사는 것, 서로 돕고 사는 것까지.

사람들은 매 순간 목표를 세웁니다.

목표는 제각각입니다. 한 걸음만 내딛어도 쉽게 도달할 수 있는 목표가 있는 반면 힘차게 달려도 다가가기조차 어려운 목표도 많습니다. 하지만 하나는 확실합니다. 새로 목표를 세울 때마다 한번 가보겠다는 의지 또는 자신감을 북돋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작년 한해 펀드 시장에도 노골적으로 목표를 내세운 녀석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지금까지도 그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녀석들은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고 나면 미련없이 원래 모습을 버립니다. 10% 내외의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주식형에서 바로 채권형이 돼버립니다.

이름이 모든 것을 말해줍니다. 이른바 `목표전환형 펀드`입니다.

이들이 앞다퉈 나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주식시장의 변화입니다.

벌써 2년째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코스피가 작년 하반기부터 소수 종목 위주로 오르기 시작한 것입니다. 일명 `니프티 피프티`라고 하는데요.

`니프티 피프티(nifity-fifty)`는 지난 1970년대 미국 주식 시장에서 연기금 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장을 주도한 50개 종목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직해하면 `훌륭한 50종목`이라는 뜻이지요. 장기적으로 보유해도 좋은 안정적인 대형 우량주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작년 한해 코스피에서도 삼성전자와 현대차, 기아차 등 `가는 종목만 가는` 대형 우량주 위주 장세가 나타났습니다. 금융위기를 거치며 세계 톱으로 우뚝 선 국내 기업들이 늘었고, 이들에만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빚어진 것입니다.
 
투자자에게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천편일률적인 상품보다는 한 사람만을 위한 포트폴리오와 전략을 담고 있는 맞춤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습니다. 이것저것 끼워넣어 사실상 코스피200지수에 투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상품보다 되는 종목 몇 개에 집중해서 수익을 높이는 상품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변화를 타고 목표전환형 펀드가 나왔습니다. 정확한 목표를 세우고,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전방에 내세운 거죠.
 
목표전환형 펀드는 헤지펀드 시장으로 가기 위한 전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최근 몇년새 자금이 몰리면서 자산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랩어카운트 역시 목표전환형 시장의 한 단면입니다. 랩어카운트는 한국 주식에 투자하며 집중투자와 분할매수 운용방식을 쓴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 발전한 것이 목표전환형 펀드입니다. 집중투자와 분할매수는 물론 국내외 주식 모두에 투자하고 선물 헤지까지 한다는 점이 다른 점입니다.
 
여기서 한 발만 더 나가면 헤지펀드입니다. 헤지펀드는 집중투자에 롱숏투자, 레버리지투자 등 다양한 운용방법을 쓰고 투자상품 역시 상품과 주식, 채권, 크레딧 등 다양합니다.

국내에는 아직 헤지펀드가 도입되지 않은 만큼 작년 하반기 인기를 끈 랩어카운트와 목표전환형 펀드를 비교해보기로 하죠.
 
일단 지금까지는 랩어카운트가 압도적으로 우세합니다. 작년 한해에만 15조원 넘는 자금이 랩으로 몰렸으니까요. 아직 1조원도 채 되지 않는 목표전환형 펀드에 비해 덩치가 어마어마하게 커졌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랩어카운트가 목표전환형보다 더 잘 나갈 수 있을까요? 영기서 자문사 랩어카운트와 운용사 목표전환형펀드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더 알아보도록 하죠.

랩어카운트는 5~10개 정도의 시장 핵심 주도주에 투자합니다. 반면 목표전환형 펀드는 그 범위가 10~20개 정도로 넓습니다. 특히 목표전환형 펀드는 전사적인 리서치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위험관리 면에서는 목표전환형 펀드가 한 수 위입니다. 랩어카운트는 주식 비중을 조절해서 리스크를 관리하지만 목표전환형 펀드는 주식 비중을 조절하면서 동시에 선물을 매도해 헤지합니다.

초과전략을 사용하는데서도 차이가 납니다. 랩어카운트가 초과전략을 전혀 쓰지 않는 반면 목표전환형 펀드는 커버드콜(콜옵션을 매도하는 동시에 기초자산을 매입하는 것), 차입매도(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매도해 차익을 남기는 것), IPO(기업공개) 참여 등의 초과전략을 구사합니다.

운용사들은 종목보유 10%룰을 적용받지만 랩어카운트의 경우 따로 규제가 없어 최소 리스크 관리 면에서도 목표전환형 펀드가 우위에 있습니다.

 

황중권 KB자산운용 주식운용5팀장은 "목표전환형 펀드는 랩어카운트보다 진화된 성격을 갖고 있다"면서 "특히 리스크 관리가 돼 있다는 점에서 조정이나 하락장에서 확실히 차별화된 수익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상승장에서는 랩어카운트가 압도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사는 족족 주가가 오르고 원금의 몇 배 수익을 냈다는 얘기가 회자될 정도였죠.
 
하지만 조정장이 왔을 때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 때는 공격적으로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낮게 몸을 낮춰 방어에 초점을 두는 상품이 유리합니다. 목표전환형 펀드를 두고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특히 작년 하반기 주식 시장이 강한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목표전환형 펀드의 출시가 봇물을 이루면서 벌써 목표치를 달성하고 채권형으로 전환된 펀드들도 많습니다. 성과가 나쁘지 않다는 얘깁니다.

지난 27일 현대증권(003450)의 `현대 부품소재블루칩 타겟플러스 펀드`가 출시 3개월만에 목표 수익률 16%를 달성했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신수종산업목표전환펀드2호`도 목표 수익률 12%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좋은아침코어셀렉션1호펀드`는 10%의 수익률을 달성해 채권형으로 전환됐습니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 팀장은 "장기적으로 상승 추세에 있다 해도 주식시장에서의 조정은 피할 수 없다"면서 "고점에 대한 불안감과 조정에 대한 우려로 수급이 맞아떨어지며 목표전환형 펀드가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시기적으로 투자하기에 딱 맞는 상품이라는 평가입니다.

랩에 몰리는 자금을 보면서 지금이라도 가입해야 하나 고민하는 분들, 너무 늦은 것은 아닌가 걱정하는 분들 계시죠? 소액으로 절대수익을 낼 수 있는 목표전환형 펀드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올해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끼워넣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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