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사장은 3일 신년사에서 "올해 조선업계는 중국의 거센 도전과 선박 발주량 감소에 직면해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올해 경영방침을 '창의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약'으로 정한 노 사장은 "앞으로의 10년은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시기"라며,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대비 ▲고객 섬김 ▲초일류다운 생각과 행동 등을 3대 과제로 제시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
2011년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해도 임직원 여러분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뒤돌아보면 지난 해 우리 회사는 어려움 속에서도 임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힘입어 각 부문별로 많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먼저, 영업에서는 97억 달러를 수주하여 31개월치의 조업물량을 확보하게 됐습니다.
생산에서는 연간 최대규모인 11척의 드릴십을 건조하여 기술력을 한 단계 끌어 올렸습니다. 또한, 2년 연속 중대재해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는 차원 높은 안전관리 수준을 보여 주었습니다.
연구개발분야는 경쟁사보다 10% 이상 연비가 뛰어난 친환경 기술을 확보해 대형 컨테이너선 및 유조선 수주에 기여했습니다.
풍력사업부는 마케도니아에 풍력발전기 수출을 위한 MOU를 체결했고, 독일 선급 GL로부터 2.5MW급 풍력발전기의 제품인증을 받는 등 시장 안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건설사업부는 1000억원 이상 대형 아파트형 공장 3건을 수주했고, 해외에서도 1,514억원을 수주했습니다.
각 부문에서 이처럼 알찬 성과를 거둔데 대해 임직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어 깊이 감사 드립니다.
이제 올해 경영환경으로 눈을 돌려 봅시다.
우선, 천안함 및 연평도 사태 이후 남북간의 대치 국면이 가장 큰 위험요소인 가운데, 세계적으로는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때문에 세계경제 회복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한편, 조선업계는 중국의 거센 도전과 선박 발주량 감소에 직면해 있습니다.
중국은 지난 해 수주량, 건조량, 수주잔량 등 양적인 면에서 5년이나 앞당겨 세계 1위 목표를 달성한 데 이어 이제는 질적으로도 우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이미 LNG선 건조경험을 갖게 되었고, 작년에는 우리의 주력제품인 드릴십까지 수주했으며, 일본, 유럽 조선소와 기술협력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전세계 선박발주량은 2007년 1억 8천만GT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금융위기를 거치며 2009년 2천 8백만GT까지 급락했고, 올해는 6천 5백만GT 정도로 하향 안정화될 전망입니다.
이러다 보니 지난 5, 6년간 우후죽순처럼 늘어난 각국의 건조설비 때문에 선박수주를 위한 조선사간 출혈경쟁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입니다.
건설업 또한 공공부문 발주감소,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그에 따른 미분양 아파트 적체 등이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올해는 모든 분야에서 경기회복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우리는 21세기의 첫 10년을 마무리하고 이제 새로운 10년을 맞았습니다. 우리의 경우 지난 10년이 시장확대에 따른 양적 성장의 시대였다면, 앞으로의 10년은 이런 토대 위에서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의미있는 시기입니다. 따라서 올해는 질적 성장의 기반을 다지는 첫 해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회사는 올해 경영방침을 「창의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도약」으로 정하고, 다음 3대 과제를 적극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째,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합니다.
미래는 언제나 불확실합니다. 불확실한 줄 알면서도 조선, 해양, 건설의 시황만 탓하고 있으면 비 오기를 기다리는 천수답 농사와 다를 바 없습니다.
우리가 시황 등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경영에 매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업무효율 향상에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고, 미래 성장동력을 착실히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업무효율 향상에는 현장에서의 각종 원가 절감을 비롯하여 구매, 설계, 연구, 지원 등 모든 부문의 경쟁력 강화 활동이 포함됩니다.
과거에도 업무효율을 강조했지만, 이제 질적 성장 단계에서는 업무효율 향상이 핵심 요소이므로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성장이 아닌 퇴보의 길로 접어 들게 됩니다.
업무효율을 향상시키려면 지금 알게 모르게 누리고 있는 편리함과 기득권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익숙한 업무처리에서 벗어나 귀찮고 힘들더라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며, 業에 대한 인식과 접근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우리가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인력 및 조직도 앞으로는 업무효율 향상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운영하도록 할 것입니다.
둘째, 고객을 하늘과 같이 섬겨야 합니다.
고객이 있기에 우리가 조선, 건설업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또 고객이 우리를 찾아 주기에 회사가 운영되고 개개인의 가정이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 고객을 하늘이라 여기면 어떤 불만사항도 만들지 않을 것이고, 고객에게 어떻게 최고의 만족을 제공할 수 있을까 늘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습니다. 정성이 지극하면 하늘도 감동한다고 믿었던 우리 조상들의 지혜처럼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도 우리 하기 나름입니다.
따라서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객이 꺼리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우선은 계약서에 담긴 명시적인 조항은 말할 것도 없고, 고객 접점부서에서 알게 된 고객의 요구사항을 타 부서원들도 제대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고객이 요구하기에 앞서 우리가 먼저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안하고 선도해 나갈 수 있어야 합니다.
신기술, 신공법, 신제품 개발이나 안전 품질상의 문제발생도 고객의 시각으로 바람직한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
그간 심혈을 기울여 온 친환경 및 에너지 절감분야에서 계속 고객 감동을 끌어 내야 하고, 고객과 경쟁사들이 아직 생각하지 못하고 있는 그 외의 분야도 우리가 먼저 개척하여 고객 감동의 質을 한 차원 높여야 할 것입니다.
셋째, 초일류다운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세계적인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세계 초일류회사는 매출이나 기술력 등 양적 질적 측면 뿐 아니라 임직원들의 생각이나 행동 하나하나 까지 초일류가 되어야 실현 가능합니다.
그런 점에서 기본과 원칙은 어떤 경우에도 양보할 수 없는 최우선의 가치입니다.
아울러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젊은 사고방식으로 유연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선배가 후배를, 임원과 간부가 사원들을 위하고 임직원 상호간에 서로 존중하며 상대방의 고충에 귀 기울여 줄 때 상하 좌우간에 막힘 없는 소통이 이뤄집니다.
그런 조직문화 속에서 창의와 도전의 분위기가 조성되며 초일류사원, 초일류회사를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우리는 초일류의 노사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해는 勞와 使가 한마음이 되어 경영위기 극복의 발판을 마련하였습니다. 어려울 때 경영진을 믿고 따라 준 사원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올해도 지금까지 우리가 해 왔듯이 노사가 한 방향으로 힘을 모으고 전 사원이 화합하는 신뢰의 노사문화를 계속 이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삼성중공업 가족 여러분!
우리 앞에 펼처지는 변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범위가 점점 더 넓어지고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습니다.
경영여건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생각이나 경쟁사의 전략, 심지어 우리의 핵심역량까지 변하지 않는 것은 단 하나도 없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업무효율 향상에 힘쓰고, 협력회사나 고객과 함께 서로 이익 되는 방향으로 상생을 추구한다면 변화의 소용돌이도 잘 헤쳐 나갈 수 있습니다. 내가 먼저 변하고 작은 것에도 내가 앞장서야 주변이 바뀌고 회사도 바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임직원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