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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국유재산인 서울 해군호텔에서 웨딩홀을 운영해왔다. 국방시설본부는 정기감사 결과 △영업운영비 약 1억1640만원 중 약 5870만원을 영업과 무관하게 집행한 점 △납품업체가 깎아준 금액을 반영하지 않고 원래 매입금액을 비용으로 청구한 점 △별도 사용승인 없이 협력업체가 호텔 내에서 영업하도록 한 점 등을 들어 계약을 해지했다.
재판부는 A씨가 영업운영비 중 약 5870만원을 가족·지인과의 식사비, 택시비, 개인차량 주유비 등으로 사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해당 지출은 웨딩홀 영업과 관련성이 인정되지 않아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계약을 즉시 해지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횡령’이나 ‘유용’은 단순한 부적절한 비용 집행이나 회계처리의 미흡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라며 “‘고의적인 부정행위’ 역시 단순한 판단 착오나 용도 해석의 차이를 넘어 계약상 신뢰관계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적극적인 기망이나 부정한 행위를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지출이 결과적으로 업무 관련성을 인정받지 못하거나 목적 외 사용으로 평가될 수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곧바로 ‘고의적인 부정행위’ 또는 ‘회계처리상 횡령 및 유용 등 중대한 하자’에 해당한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A씨가 허위 영수증을 제출하거나 거래를 가장하는 등 지출 내용을 은폐하기 위한 적극적인 부정행위를 했다는 사정도 확인되지 않았다. 국가 측이 과거 영업운영비의 목적 외 사용을 적발했을 때 해당 금액을 환수하거나 시정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운영해온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동일한 유형의 사안을 곧바로 계약 즉시 해지사유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계약의 운영 관행 및 비례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납품업체가 거래대금에서 10만원 미만의 금액을 깎아준 이른바 ‘절삭금’을 매입원가에서 차감하지 않고 국가 측에 비용을 청구한 부분도 적정한 회계처리는 아니라고 봤다. 절삭금만큼 매입원가가 줄면 순수익과 국가가 배분받을 수익도 늘어나는 만큼 이를 반영하지 않은 것은 국가의 수익분배청구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회계처리의 적정성에 관한 문제일 수는 있어도 계약상 해지사유로 예정된 ‘고의적인 부정행위’ 또는 ‘횡령·유용’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고 밝혔다. A씨가 장부를 조작하거나 허위 증빙을 제출하는 등 기망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고, 문제가 제기된 뒤 절삭금 전액을 반환한 점도 고려했다.
협력업체가 호텔 안에서 드레스·미용 서비스를 제공한 것도 무단 점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웨딩홀 운영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드레스, 미용 등의 부대서비스를 전속 협력업체가 이 사건 호텔 내 미용실, 드레스실 공간에서 제공하는 것은 당초 관리위탁계약상 예정된 운영 형태였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협력업체의 공간 사용 역시 “원고의 이 사건 웨딩홀 운영을 위한 부수적·보조적 이용에 불과하다”며 이를 국유재산의 무단 점유·사용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계약의 적법한 해지사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지는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며 A씨의 청구를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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