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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과열…거품은 아니지만 ‘변동성 확대’ 경고
인공지능(AI)과 기술주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강하지만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고점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시장 전반의 매수세가 일부 둔화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AI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순환적 거래’, 즉 기업들이 서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고팔며 매출을 부풀리는 내부 돌려막기식 거래에 대한 우려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닷컴버블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사이 대표는 “현재는 닷컴버블 시기처럼 실적이 없는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거품이 아니라, AI 인프라 투자 중심의 ‘설비투자 버블’ 단계”라며 “AI의 상용화 속도가 향후 시장 방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UBS의 울리케 호프만-버차르디는 “AI 부문에서의 대규모 투자 약정이 이어지고 있으며, 순환 투자에 대한 우려는 있으나 전반적인 펀더멘털은 견조하다”며 “AI 채택 가속화와 거시 환경이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앱터스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주식 책임자인 데이비드 와그너는 “일부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과열됐다고 보고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지만, 여전히 ‘하락 시 매수(dip buying)’ 전략이 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시장 자체는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업종 간 순환(rotational) 움직임이 장중 변동성을 일으키는 정도”라고 지적했다.
관건은 실적이다. AI 투자 만큼 기대하는 실적이 뒷받침 되지 못할 경우 단기 급등했던 주가는 곧 고꾸라질 수밖에 없다.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의 크레이그 존슨 전략가는 “AI와 기술주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강하지만 단기적으로 과열된 종목에 대해서는 경계가 필요하다”며 “시장 전반의 매수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어 향후 실적 시즌을 앞두고 조정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소파이(SoFi)의 리즈 토머스 수석전략가는 “정부 셧다운 여파로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면서 이번 실적 시즌이 시장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기술과 통신 업종의 이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매그니피센트7은 혼조세를 보였다. 엔비디아가 1.79% 오른 가운데 메타(2.18%), 아마존(1.12%)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0.47%), 애플(-1.56%), 알파벳(-1.32%), 테슬라(-0.72%) 등은 일제히 하락했다.
9일째 이어진 셧다운 사태…합의점 여전히 못찾아
투자자들은 9일째 이어지는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에도 주시하고 있다. 상원은 이날까지 7차례 예산안 표결을 진행했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은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중요하게 여기는 정부 사업의 예산을 삭감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고, 민주당은 이런 ‘일방통행식 협상’엔 응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으로 여야 간 불신이 더 깊어진 만큼, 셧다운 사태가 단기 봉합보단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세청(IRS)은 전체 직원의 절반 가까이를 무급휴직 조치했고, 항공관제 인력 부족으로 연방항공청(FAA)은 항공편 운항 지연을 발표했다. 델타항공의 에드 배스티안 CEO는 CNBC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셧다운 영향은 없지만, 10일 이상 지속되면 일부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강달러 현상 다시 나타날까....달러인덱스 100선 바짝
국채금리는 소폭 상승했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역할을 하는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1.1bp(1bp=0.01%포인트) 오른 4.142%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1.3bp 상승한 3.597%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는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0.49% 오른 99.40을 기록하며 1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일본의 정권교체에 따른 엔화약세와 프랑스 정치 불안에 따른 유로화 약세에 더해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 후퇴 등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토론토 코페이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칼 샤모타는 “정책 입안자들의 매파적 기조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는 추가적인 공격적인 양적 완화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유가는 1% 이상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 대비 1.04달러(1.66%) 하락한 배럴당 61.51달러에 거래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날 ‘가자 평화구상’ 1단계에 합의하면서 지정학적 위기가 가라앉은 게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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