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진산전은 늦깎이 중견 업체다. 우진산전의 철도시장 점유율 확장세가 가팔라지면서 과거 1위였던 현대로템의 수주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현대로템은 철도시장에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총 7848억원의 수주를 가져왔다. 같은 기간 다원시스의 수주 총액은 2314억원, 우진산전은 792억원에 머물렀다.
하지만 저가(低價) 수주에 이은 업체 간 출혈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현대로템은 2020년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기록했다. 당시 현대로템은 752억원을 수주한 데 그쳤지만 우진산전은 6599억원, 다원시스는 2697억원의 수주를 가져오며 순위가 역전됐다.
1위 자리를 빼앗긴 현대로템은 2020년부터 올해까지 타 업체가 입찰에 참여조차 하지 않았던 소규모 전동차 물량만 간간히 수주하는 식으로 철도 사업 명맥을 유지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현대로템이 수주한 사업은 2020년 서울 9호선 48량과 2021년 대구권 광역철도 18량, 충청권 광역철도 16량 사업이 전부다.
중견업체들이 시장에서 반전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이유는 2단계 규격ㆍ가격 분리 동시입찰제가 국내 철도차량 조달시장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2단계 입찰제는 일정 수준의 최저 기술 점수만 넘으면 무조건 가장 낮은 응찰가를 제출한 업체가 사업을 수주하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