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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봄볕 드는데…계열사 부담에 현대오일뱅크만 `춘래불사춘`

김도년 기자I 2016.03.23 09:34:50

NICE신평, SK에너지·GS칼텍스·GS에너지·GS 신용등급 상향 조정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 계열 지원 부담 있어…추후 검토”

[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정유업계의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회사채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이 잇따라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조선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중공업 그룹사로 계열사를 지원해야 할 부담을 안고 있는 현대오일뱅크만 신용도가 오르지 못한 채 제자리걸음이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22일 주요 정유사들의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우선 SK에너지(096770)는 회사채 신용등급이 기존 ‘AA 안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GS칼텍스는 ‘AA 안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GS에너지와 GS(078930)는 모두 ‘AA- 안정적’에서 ‘AA 안정적’으로 올랐다.

S-Oil은 신용등급이 ‘AA+’로 유지됐지만, 등급전망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SK종합화학과 SK인천석유화학의 연대보증부 채권도 모두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올렸다.

이렇게 주요 정유사들의 신용도가 오른 것은 정제마진 강세로 현금창출력이 좋아진 점, 중동과 산유국의 정제 설비 증설이 늦어지면서 당분간 양호한 정제마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 차입금을 줄여 재무구조가 눈에 띄게 좋아진 점 등이 고려됐다.

개별 기업 별로는 SK에너지는 SK인천석유화학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분할 등으로 사업 다각화 효과가 줄었지만, 원유 유종이 다양해졌고 설비 효율성이 높아짐에 따라 현금 창출력이 좋아졌다. 지난해 말 순차입금 수준은 1조 8000억원으로 크게 개선된데다 앞으로도 보수적인 재무 정책이 유지될 것으로 보여 차입금을 더 줄일 수 있으리라는 게 NICE신평의 분석이다.

GS칼텍스는 정제마진이 커지는 시기에 현금창출 규모를 크게 늘려 지난해 말 순차입금 수준을 4조 4000억원까지 줄였다. S-Oil은 투자를 줄인 다른 정유사와는 달리 내년까지 울산에 새로운 공장 건설을 계획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말 순차입금이 9000억원 수준에 불과해 새 공장 건설 투자가 신용도를 훼손하지는 않으리라고 봤다.

그러나 현대오일뱅크만 현금창출력과 수익성이 좋아졌음에도 신용등급이 오르지 못했다. 조선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현대중공업 계열사들의 지원 부담이 작용한 것이다.

NICE신평은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영업실적과 재무 역량이 좋아진 점이 신용위험 완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계열사의 신용도 변화가 현대오일뱅크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며 “현대중공업과 주요 계열사의 정기평가 시점에 신용등급 조정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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