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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 회장, 5년만에 금강산 행사 참석...北사업 돌파구?

정태선 기자I 2014.11.16 16:03:36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오른쪽 두번째)과 조건식 사장(세번째) 및 현대아산 임직원 20여명은 지난 8월 4일 금강산 현지에서 원동연 아태위 부위원장 등 북측 관계자 20여명과 함께 정몽헌 회장 11주기 추모식을 개최했다. 현대그룹 제공.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금강산 관광 16주년을 맞아 방북을 추진한다. 현 회장의 금강산 관광 기념행사 참석은 2009년 11주년 행사 이후 5년 만이다.

통일부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행의 금강산 관광 16주년 행사 참석을 위한 방북을 승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방북은 순수한 기념행사를 위한 것으로 북한측 관계자와 별도의 면담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 회장과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 등 22명은 18일 오전 10시 강원도 고성의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해 금강산에 들어간 뒤, 16주년 기념행사와 시설 점검 등을 마치고 오후 4시쯤 돌아올 예정이다.

1998년 11월18일 관광선 ‘금강호’가 동해항을 떠나 북한 장전항에 입항하면서 시작한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 이후 지금까지 6년 넘게 중단됐다.

이 때문에 금강산관광 사업과 개성공단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현대아산은 주요 수익원이 없어 지금까지 8971억 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봤다. 현대아산의 손실액은 올해 연말에 1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러한 손실을 막기 위해 현대아산은 꾸준히 인력 구조조정을 해왔고,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면서 인력 규모는 중단 당시 1000명이 넘었지만 현재 300명 미만으로 70% 이상 줄었다.

그렇지만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대북사업을 계속 이어가겠다. 뜻을 접지 않고 ‘뚝심’으로 견디고 있다. 예상할 수 없는 정치적인 변수가 많지만, 금강산관광 재개 가능성에 기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 특히 현 회장은 현대증권 매각 등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도 현대아산은 매각대상에 포함하지 않고 대북사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북한은 국책사업으로 추진 중인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개발 투자 설명회를 지난 9월 20일 중국 다롄에서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개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당시 투자설명회에서 북측 북한 대외경제성 산하 원산지구개발총회사 오응길 총사장은 “그동안 금강산 개발에 필요한 환경과 조건을 갖추고 남측의 태도 변화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며 “원산-금강산 국제관광특구 개발에 남측의 참여를 언제든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강산관광 사업은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임을 강조하고, 사업주체로 ‘남조선 현대그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오 총사장은 금강산관광이 전면 중단된 뒤 2010년 4월 북한 당국이 몰수·동결한 금강산지구 내 남측 재산에 대해 “몰수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몰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헌법과 외국인투자법은 외국기업·투자가가 투자한 재산을 국가가 국유화하거나 거둬들이지 않으며 국유화가 불가피한 경우 상응한 보상을 하도록 규정돼 있다”면서 “(해당 남측 재산들이) 부동산인 탓에 우리 땅에 들어와 있다 뿐이지 재산 등록은 현대 등의 명의로 돼 있기 때문에 국가가 몰수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안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이른바 북한 실세 3인방(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조선노동당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깜짝 방문’으로 고위급 접촉을 한 점도 경색된 남북관계에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낳았고, 금강산 관광이 재개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렸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경직됐던 남북관계가 대화의 관계로 가야 한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만큼 금강산관광 재개에도 하루빨리 긍정적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왼쪽 첫번째)과 조건식 사장 및 현대아산 임직원 20여명은 지난 8월 4일 금강산 현지에서 원동연 아태위 부위원장 등 북측 관계자 20여명과 함께 정몽헌 회장 11주기 추모식을 개최했다. 현대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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