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ELW가 뭐죠?`)(22)LP의 헤지거래

유지은 기자I 2009.03.23 11:23:19
[이데일리 유지은 칼럼니스트] 유환구(이데일리 증권부 기자): 이사님, 어솨요~ㅎㅎ 근데 오늘 꽃샘 추위가 매섭습니다~
유지은(맥쿼리증권 이사): 예, 이제 정말 봄이 왔구나 싶었는데, 꺼진 겨울도 다시 보라는 말이 떠오르죠? ㅎㅎ

유기자: 올듯 말듯 하면서 애간장을 녹이는 게.. 봄은 여자 마음이랑 비슷한 거 같기도 해요...
유이사: 음..뭔가 의미심장한 말인데.. 더 캐묻진 않을게요 ㅎㅎ

◇LP와 투자자는 `제로섬`이 아니다 

알듯말듯 유기자: -.-;; 그럼 진도 나갈까요~ ㅎㅎ
지난주까지 유동성 공급자 역할에 대해서 알아봤었죠?
산들산들 유이사: 넵. 그리고 유동성 공급 활동에 대해서도 알아봤습니다. 그런데 ELW 거래를 하시는 투자자들 가운데는 ELW LP와 투자자의 손익관계를 제로섬 게임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알듯말듯 유기자: 뭐 저도 글케 생각했으니..LP가 이익을 보면 투자자가 손해를 본다는 식으로..;;
산들산들 유이사: 지난 시간에 그게 아니다, 라고 얘기는 했지만, 아마 아직도 진짜 아닐까? 생각하는 분이 계실 수 있을 듯합니다.
우선 LP와 투자자의 손익관계는 제로섬(Zero Sum) 게임이 아니다! 라는 점을 먼저 강조하고 싶습니다.
만약 LP와 투자자가 수익에 있어 서로 반대 입장이려면 몇가지 가정이 필요합니다.
첫째 투자자가 ELW를 거래하는 상대방은 항상 LP와 거래를 한다는 가정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종목에 유동성 공급자가 있고 많은 거래들이 LP와 투자자간에 이루어지는 것은 사실이입니다. 
하지만 ELW가 거래소에 상장돼 불특정 다수에 의해 자유롭게 매매될 수 있는 상장 증권임을 감안한다면 항상 반드시 LP와 거래를 한다는 건 옳은 가정이 아니겠죠.
두번째로 LP는 오직 투자자와만 거래를 하고, 별도의 헤지거래는 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알듯말듯 유기자
: 근데 별도의 헤지거래를 한다는 말씀을 예전 이 칼럼에서 얘기하신 적이 있죠~ㅎㅎ
산들산들 유이사: 예. 투자자는 항상 LP와 거래한다는 가정이 설사 맞다 하더라도 실제로 LP와 투자자의 손익이 제로섬이 되려면 LP는 투자자와 거래를 할 뿐 다른 종류의 헤지거래는 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런데 지난 시간에도 언급한 것처럼 LP는 ELW매매와 관련해서 기초자산 주식을 이용한 델타헤지를 함으로써 기초자산 주가의 방향에 대해서 위험 회피 거래를 하게 됩니다.

알듯말듯 유기자: 만약 투자자는 LP하고만 거래를 하고 LP는 오직 투자자와만 거래한다면 제로섬이겠군요.
산들산들 유이사: 예. 투자자가 콜 ELW를 LP로부터 매수했는데 주가가 하락해 손실을 입고 다시 LP에게 ELW를 매도했다 손실이 발생했다고 가정해보죠. 이 경우 LP는 콜ELW를 투자자에게 팔고 더 싼 가격 -주가가 하락했으니까 콜ELW가격이 하락했겠죵?- 에 재매수 했으니까 LP는 비싸게 팔고 싸게 되사서 이익이고, 투자자는 손실이겠죠.

알듯말듯 유기자: 투자자가 입은 손실만큼 LP가 이익을 봤겠죠..
산들산들 유이사: 유기자님은 이 경우 LP가 잘못한 거라고 생각하세요?

알듯말듯 유기자: 잘못이요? 글쎄 좀 표현이 애매한데요..;;
산들산들 유이사: 반대로 투자자가 LP에게 콜ELW를 사고 주가가 상승해서 콜ELW의 가격이 상승하고 투자자가 콜ELW를 오른 가격에 LP한테 되팔면? 이번엔 투자자는 수익실현이죠. LP는 싸게 팔고 비싸게 되샀으니 손실발생이죠? 그럼 이런 경우엔 투자자가 LP에게 감사해야 하나요?

알듯말듯 유기자: 근데 어쨌거나 LP 때문에 투자자가 돈을 벌거나 손해를 본 건 아니니...`감사`나 `원망` 이런 말은 좀 안 어울리는듯..;;
산들산들 유이사: 그렇죠. 결국 투자자가 선택한 것은 기초자산의 방향이었죠. 투자자에게 이익이나 손실을 발생시키는 변수는 기초자산의 가격, 즉 주가의 움직임이라는 것입니다.
주가지수는 LP가 맘대로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물시장에서 수많은 투자자 사이에 형성되는 가격이잖아요.
결국 ELW 가격은 기초자산 가격 등의 변수로 인해 움직이는 것이고 거래상대방이 주로 LP 또는 우연히 LP가 된다는 것이죠. 
 
알듯말듯 유기자: 그러니까 LP가 일부러 콜ELW 가격을 낮추거나 높게 한 게 아니라 주가 움직임에 따라 콜ELW가격도 따라간다는 말씀이시죠?
산들산들 유이사: 예~. 투자자는 주가가 상승할 것을 예상하고 콜ELW를 거래하고 하락을 예상할 때는 풋ELW를 거래하죠. 주가가 반대방향으로 움직일 수도 있는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를 하는 것이죠.
만약 LP가 헤지거래를 하지 않는다면 LP도 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주가 상승이나 하락에 대한 리스크를 지고 투자 상대방이 돼주는 것이고요. 그런 위험을 감수한 대가로 수익을 얻기도 손실을 보기도 하겠죠.

알듯말듯 유기자: 그렇다면 시장조성자인 LP가 투자자와 경쟁적인 관계가 돼버리겠요..
산들산들 유이사: 실제로 그런 경우라고 하더라도 서로 기초자산에 대한 예상이 다른 데 따른 결과라는 것이죠. 결국 이익이나 손실은 상대방이 누구냐로 결정된 것이 아니라 기초자산의 방향 때문에 결정되었다는 것입니다.  
 
알듯말듯 유기자: 하지만 실제로는 LP가 이렇게 가격의 방향에 대한 위험을 그대로 지고가는 투자를 하지 않고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가지 헤지거래를 한다는 것이군요~
산들산들 유이사: 어머..`알듯말듯`이라는 닉네임과 안 어울리게 너무 잘 아시는거 아니에요~ㅎ
 
◇LP가 지는 리스크는 무엇?
 
알듯말듯 유기자: 하지만 여자의 마음은 잘 모른다는 거..ㅋㅋ 
산들산들 유이사: ㅋㅋ.
그렇다면 불특정한 전체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LP는 구체적으로 어떤 위험을 지게 될까요? 
 
알듯말듯 유기자: 앞의 예처럼 콜ELW를 매도했을 때 주가가 상승하면 ELW의 가격이 상승해서..
산들산들 유이사: 예, 콜ELW를 비싼 가격에 되사주어야 하므로 손실이 발생하게 됩니다.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이익이 발생하겠죠?
주가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손실이 날수도 이익이 날수도 있는 위험이 생깁니다.
이런 위험을 없애기 위해서!
지난 시간에 알아봤던 델타헤지가 나오는 겁니다. 요거 했었죠?

알듯말듯 유기자: 투자자에게 매도한 ELW 수량만큼에 해당하는 주식을 사두는 거라고 하셨죠.
산들산들 유이사: 주가가 오르면 콜ELW는 손실, 그러나 사뒀던 주식은 이익!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면 콜ELW는 이익, 그러나 주식에서는 손실!
그래서 전체는 항상 중립을 추구한다는 겁니다.

알듯말듯 유기자: 근데...아무리 중립이어도 LP도 조금이라도 이익은 내야하지 않나요?
산들산들 유이사: 그 질문을 하실줄 알았어요 음하하핫

알듯말듯 유기자: 아, 이제 제 수가 다 읽히나봐요..ㅋ
산들산들 유이사: 사실 이 헤지포지션으로 이익을 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이 거래의 목적은 주가 방향에 대한 리스크를 최대한 줄여서 리스크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만약 여기서 생길 수 있는 소소한 이익을 얻고자 헤지를 하지 않고 시장 리스크에 노출된다면 결국 수익이 나더라도 잠재적으로는 손실이 날 수도 있다는 의미이므로 LP에게는 바람직하지 않죠.

알듯말듯 유기자: 그렇담 다른 수익이 있어야될텐데..
산들산들 유이사: 이 얘긴 마지막으로 미룰게요~ ㅎㅎ

 

알듯말듯 유기자: 음..애를 태우시는 게 보통 솜씨가 아니라니까..ㅋ
산들산들 유이사: 헉..ㅋㅋ 여튼 주가 방향에 대한 위험을 없애기 위해 하는 델타헤지에 대해 얘기해보죠.
헤지를 위해 필요한 주식수는 델타를 이용해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현재가 72만5000원 8074삼성전자콜ELW를 볼까요. 델타는 0.58, 전환비율 0.01, 행사가격 72만2000원입니다.
삼성전자 ELW가 830원에 1만주 매도된 경우 LP가 향후 주가 상승에 대비해 72만5000원에 매수해야 하는 주식 수는 `1만(ELW 수량) *0.58(델타) *0.01(전환비율) = 58주`
요렇게 계산합니다.

알듯말듯 유기자: 58주가 필요하다..음..계산 공식도 있군요.ㅎㅎ
산들산들 유이사: ELW 수량 * 전환비율하면 주식수잖아요. 여기에 델타를 곱하면 주가 1원 움직일 때 ELW가 얼마 움직이느냐가 나오죠.
결국 갖고 있는 주식 포지션과 ELW포지션이 똑같은 금액만큼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델타라는 값은 내가격에 접근할수록 증가하게 되죠. 그래서 기초자산이 움직여서 내가격에 점점 가까워지면 ELW 포지션의 가격변동폭과 일치시키기 위해 필요한 주식의 수량도 늘어나게 됩니다.
왜냐하면 델타가 커지니까 즉, 기초자산 가격에 따라 헤지를 위해 매수해야 하는 주식의 수가 달라지기 때문에 헤지를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주식의 수를 늘리거나 또는 줄이는 거래를 반복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에서 생기는 오차를 감마리스크라고 합니다..근데 말씀이 없으시네요...;;

알듯말듯 유기자: 음..델타 감마 뭐 이런 것만 나오면 이상하게 과묵해지고 싶네요..ㅋ
산들산들 유이사: ㅋㅋ. 아까 삼성전자 콜ELW의 예에서 한달 후 삼성전자가 82만5000원으로 10만원 상승한 경우, 내재변동성의 변화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 세타를 감안한 ELW의 이론가 1510원이라 한다면 `투자자의 수익 = (1510 - 830) * 1만 = 680만원`, `LP의 수익 = (82만5000 - 72만5000) * 58 = 580만` 즉 투자자에게 되사는 경우 ELW에서 손실은 680만원인데 주식에서 나는 수익은 580만원이죠. LP에게 100만원 손실을 발생시킵니다.

알듯말듯 유기자: 이런 손실이 발생하는 이유가 뭐죠? 
산들산들 유이사: 삼성전자가 72만5000원일 때 830원이었던 ELW의 헤지를 위해 필요한 주식수는 58주에 불과했는데 삼성전자가 상승하면서 ELW의 델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매수해야 할 주식수도 지속적으로 늘어 났기 때문입니다.
델타 헤지 시 델타가 변함에 의하여 발생하는 위와 같은 손실의 가능성을 감마 리스크라 합니다. 계속 조용하십니다....

알듯말듯 유기자: 기다리고 있어요..이 비가 지나가길..
산들산들 유이사: ㅋㅋ 증시 격언도 있어요..소낙비는 피해라..떨어지는 칼날도 잡지마라..ㅎㅎ
LP들은 이렇게 델타가 계속 변하는데 따라 기초자산을 수시로 매수하고 매도 합니다....
전문 용어로 동적 델타 헤징(Dynamic Delta hedging)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다이나믹 헷징을 하더라도 델타가 계속 바뀌는 리스크는 완벽하게 헤지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리스크는 옵션 매수를 통해서 헤지하게 되죠. 
 
알듯말듯 유기자: 또 다른 리스크는 없나요?
산들산들 유이사: 또 LP는 ELW를 매도함으로서 변동성 매도 포지션을 갖게 됩니다. 투자자에게 ELW를 매도하잖아요. `ELW매도 = 변동성 매도` 변동성을 팔았으니까..
LP는 변동성이 하락하면 이익을 얻게 됩니다. 팔고나서 떨어지면 유리해지는 거니까요.
반대로 변동성이 상승할 경우에는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옵션을 매수해서 헤지 하게 됩니다. 변동성의 움직임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베가 리스크라고 합니다.

 

알듯말듯 유기자: 또 예를 한번?
산들산들 유이사: 아까 그 예에서 계속 LP가 삼성전자 ELW 내재변동성이 41%일 때 매도했는데 삼성전자의 변동성이 50%로 상승하였다고 가정해보면,
이 ELW의 베가가 12.2원, 즉, 변동성이 1% 상승할 때마다 ELW의 가격은 12.2원 상승하죠. 변동성이 41%에서 50%로 9% 상승했으니까 ELW의 가격은 109.8(=9 x 12.2)원 상승하게 되며 이 ELW의 가격은 830원 + 109.8원 = 940원이 된다.
기초자산의 변동성 증가는 투자자에게는 플러스(+)가 되지만 LP가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를 헤지하지 않았다면 고스란히 손실 투자자들은 LP제도로 인해 옵션을 유동성 걱정 없이 손쉽게 매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LP는 앞선 예처럼 헤지를 통해서 리스크를 제거해 투자자들에게 원활한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알듯말듯 유기자: 음..그렇군요~
산들산들 유이사: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ELW를 거래하다 보면 LP가 매수 매도 스프레드를 확대하거나 수량을 줄이거나 내재변동성을 바꾸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죠. 불만도 제기합니다.ㅎㅎ

알듯말듯 유기자: 이런 경우는 왜 발생할까요..
산들산들 유이사: 델타 헤지를 위해 주식을 사고 팔 때 주식의 유동성이 감소해 매도 매수가 용이하지 않은 경우, 감마나 베가 헤지를 위해서 옵션을 매수했는데 옵션 자체의 내재변동성의 움직임에 노출되는 경우, LP는 ELW의 즉각적인 호가 공급, 스프레드와 주문 수량 일관성 유지 혹은 일정한 내재변동성 유지가 어려운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것은 제조업체가 원자재 값이 오르면 제품의 소비자 가격을 부득이하게 상승시키는 것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일관된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제공하는 회사들이 있죠.
당연히 현명한 소비자라면 그런 제품을 선택하겠죠!

알듯말듯 유기자: 그런 점을 고려해 LP를 선택할 필요가 있겠군요~
산들산들 유이사: 넵. ELW LP들 역시 투자자들에게 선택되기 위해서 이러한 리스크를 잘 관리하고 원활한 유동성공급을 하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아까 아껴뒀던 수익구조를 얘기해볼까요?
 
알듯말듯 유기자: 두둥..LP의 수익은 과연 어디서 나느냐
산들산들 유이사: 비밀을 이제 공개하죠~  
LP의 수익은 매도한 ELW의 가격과 헤지 포지션을 구축하는데 들어간 원가의 차이가 LP의 수익입니다....ㅎㅎ
넘 간단한가요? 
오늘의 예 `삼성전자 콜ELW`에서 ELW 매도 가격 500원과 헤지포지션을 구성하는데 들어간 구성 원가의 차이가 수익입니다. 따라서 헤지 포지션을 얼마나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으로 구축하느냐에 따라서 각 LP마다 수익이 달라지게 됩니다.
 
알듯말듯 유기자: 그렇다면 LP가 손해를 내는 경우도 있겠네요?
산들산들 유이사: 예. 만약에 헤지포지션을 구축하는데 비용, 헤지포지션 구축을 위해 변동성을 매수하는데 비싸게 샀다든지 이렇게 되면 LP도 수익이 줄어들거나 또는 손실이 날 수도 있겠습니다~
 
알듯말듯 유기자: 그렇군요~ 그럼 오늘 시간은 여기서 접고, 다음시간에 또 만날게요
산들산들 유이사: 예. 고생많으셨습니다~ 다음시간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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