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장갑을 소재로 한 30년 미술인생, 정경연 전시회

노컷뉴스 기자I 2008.10.01 12:05:00

10.2-30 세오갤러리

[노컷뉴스 제공] 장갑을 소재로 30년 동안 작품활동을 해온 정경연 작가의 30년 기념전시회가 열린다. 정경연은 장갑을 소재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을 탐구하며 섬유, 회화, 조각, 판화, 비디오 설치 등의 다양한 매체와 장르를 넘나드는 독창적인 조형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가 처음 장갑을 작품소재로 삼게 된 것은 미국 유학시절. 지금은 작고한 어머니가 작업할 때 쓰라고 자신에게 부쳐온 면장갑 소포꾸러미를 보고 가슴이 먹먹해지며 한 순간에 수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장갑에서 어머니의 사랑뿐 아니라 청소부의 노동을 떠올리게 되고, 어머니의 정성에 대한 보답으로 이러한 상징성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이 작품은 지도교수로부터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아 4학년 선배들의 졸업작품전에 찬조출연을 하게 된다.

정 작가는 시간이 흐르면서 '화합, 평화, 평등, 소통'의 의미를 작품에 담아낸다. 정씨는 "장갑은 손으로 들어가면 교황,대통령, 노숙자의 손이 모두 평등해진다. 이러한 평등정신이 장갑만을 소재로 쓰게 한 것 같다"고 얘기한다.


어울림 시리즈와 하모니 시리즈에 이어 이번 전시에는 블랙홀 시리즈가 선을 보인다. 정 작가는 "명상을 하다보면 회오리 바람처럼 순간적으로 정신이 한 곳을 모아지는 느낌이 든다. '블랙홀 시리즈'는 우주의 기운이나 파장이 좋은 파장으로 바뀌어 세계가 자유로워졌으면 하는 염원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섬유를 재료로 삼다 보니 염색과정에서 약품성분이 건강을 위협하기도 한다. 작업시간이 오래 걸리고, 한 작품을 만드는 데 쓰여지는 장갑의 수량도 만만치 않다. 만여개 이상의 장갑이 사용된 작품도 있다. 하지만 장갑을 통한 그의 작품세계는 30년 역사가 되었다. 작품 생활 30년, 홍익대 섬유예술학과에서 교수생활 28년 이력의 그는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제 2의 출발을 하는 초발심을 내겠다고 다짐한다.

이번 전시는 세오갤러리에서 10월 2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 관련기사 ◀
☞<언니가 돌아왔다>,경기여성미술전
☞환상의 공간에 매혹되다
☞기하학 속 ‘詩같은 풍경’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