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월드투어 '쇼 왓 아이 엠' 포문
케이스포돔서 3일간 2만 8천명 호흡
'레블 하트' '아이엠' 등 히트곡 총망라
고퀄 라이브·퍼포먼스로 실력파 입증
안유진 "더 큰 공연장서 만나요" 기대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리가 넘쳐났다. 그룹 아이브(IVE·안유진, 가을, 레이, 장원영, 리즈, 이서)가 K팝 대표 공연형 아이돌의 위용을 다시 한번 뽐냈다. 첫 투어에서 19개국을 돌며 성장한 아이브는 두 번째 월드투어의 시작을 알리는 이번 공연에서 결실을 증명하며 ‘글로벌 아이브 신드롬’의 서막을 활짝 열었다.
 | | 아이브(사진=스타쉽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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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서울 송파구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아이브 두 번째 월드투어 ‘쇼 왓 아이 엠’(SHOW WHAT I AM)은 이름 그대로 ‘있는 그대로의 아이브’를 보여주는 무대였다. 이미 ‘완성형 그룹’으로 불리는 아이브는 이번 공연에서 자신들의 세계관과 음악적 자아를 정면으로 드러내며 ‘아이브 신드롬’이 단발성이 아닌 지속가능한 흐름임을 증명했다. 아이브는 객석을 꽉 채운 2만 8000여 관객과 함께 27곡의 무대를 밴드 라이브 구성으로 선보였다.
객석은 공연 시작 전부터 열기로 가득했다. 블루 레이저가 공연장을 가르고 ‘쇼 왓 아이 엠’이란 문구가 거대한 스크린에 펼쳐지는 순간 객석에선 함성이 폭발했다. 드럼 비트가 심장을 두드렸고, 무대를 덮은 불꽃과 컨페티 속에서 여섯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내자 귀를 찢을 듯한 환호가 쏟아졌다.
오프닝만 5곡… 흔들림 없는 무대아이브는 시작부터 거침이 없었다. 첫 곡 ‘갓챠’(GOTCHA)가 터지자마자 무대는 뜨겁게 달궈졌다. 블랙 의상으로 무장한 멤버들은 강렬한 포스로 공연장을 압도했고, 폭발적인 화염이 뒤를 받쳤다. 이어진 ‘XOXZ’에선 관객들의 떼창이 터졌다. 장원영은 오프닝 중 이어 마이크가 고정되지 않는 돌발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무대를 이어갔다. 손으로 마이크를 고정하며 흔들림 없는 퍼포먼스를 완성하는 프로페셔널한 모습은 아이브가 왜 ‘프로 아이돌’로 불리는지 단번에 보여줬다.
‘배디’(Baddie), ‘아이스 퀸’(Ice Queen), ‘아센디오’로 이어지는 오프닝 5연타는 그야말로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오프닝에서 이미 다섯 곡을 라이브로 소화했음에도 호흡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다. 보컬은 안정적이었고, 퍼포먼스는 여섯 멤버가 하나가 된 듯했다.
이후 이어진 ‘TKO’, ‘홀리몰리’(HOLY MOLY), ‘마이 새티스팩션’(My Satisfaction) 무대는 강렬한 카리스마가 돋보였다.
특히 ‘마이 새티스팩션’에서는 체스판을 형상화한 무대 위에서 멤버들이 각자 말을 움직이는 듯한 연출로, 마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밴드 사운드와 퍼포먼스가 완벽하게 맞물리며, 단순한 ‘아이돌 퍼포먼스’를 넘어선 ‘공연 예술’을 구현해냈다.
6인6색 솔로 무대… 음악 스펙트럼 확장6인6색 솔로 무대도 펼쳐졌다. 여섯 멤버가 미공개 솔로곡을 선보이며 팀의 음악 스펙트럼을 개인 단위까지 확장했다.
먼저 장원영은 ‘에이트’(8) 무대를 선보였다. 숫자 ‘8’과 ‘먹다’의 이중적인 의미가 담긴 ‘에이트’ 무대는 장원영의 손길이 더해져 더욱 장원영스럽게 만들어졌다. 붉은 조명 아래 레드 의상으로 등장한 장원영은 강렬한 랩과 퍼포먼스로 무대를 집어삼켰다. 팝스타를 연상케 하는 여유와 자신감이 곳곳에 베어들어 짧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전했다.
레이의 ‘인 유어 하트’(In Your Heart)는 ‘큐티뽀짝’의 정석이었다. 깜찍한 표정 연기와 발랄한 춤선이 조화를 이뤘고, 중독성 강한 후렴은 순식간에 따라 부르게 했다.
리즈의 ‘언리얼’(Unreal)은 리즈 그 자체였다. 밴드 사운드와 함께 등장한 리즈는 시원한 고음으로 무대를 압도했다. 청량하면서도 단단한 보컬은 페스티벌 메인 스테이지를 방불케 했다. 아이브 보컬 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객석을 압도했다.
가을의 ‘오드’(Odd)는 몽환적이면서도 우아했다. 핑크톤 조명이 가을의 헤어컬러와 맞물리며 신비로움을 극대화했고, 요조숙녀 같은 고혹미가 관객을 사로잡았다.
이서의 ‘슈퍼 아이시’(Super Icy)는 하얀 드레스에 리본 포인트, 통통 튀는 에너지와 절도 있는 군무 등 볼거리가 다채로웠다. 막내의 귀여움과 프로의 완급조절이 공존한 무대였다.
안유진의 ‘포스’(Force)는 제목 그대로 포스 작렬한 무대였다. 블루와 블랙의 조합으로 등장한 안유진은 힙한 스웨그를 폭발시켰다. 리더의 내공이 느껴지는 퍼포먼스, 안정적인 고음, 완벽한 호흡까지 디바의 자질이 그대로 드러났다.
히트곡 퍼레이드 그리고 ‘떼창의 도가니’후반부는 말 그대로 히트곡 퍼레이드였다. 도저히 조용히 앉아서는 공연을 관람하기 힘들 정도로, 흥이 폭발하는 무대들로 구성됐다.
이번 콘서트에서 첫선을 보인 ‘삐빅’(♥beats)을 시작으로 ‘와우’(Wow), ‘오프 더 레코드’(Off The Record), ‘플루’(Flu)로 이어지는 무대가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와우’에서는 멤버들이 객석 가까이 다가가며 아이컨택하고, 팬들의 휴대폰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하는 등 친근함을 보여줬다.
클라이맥스는 역시 ‘에티튜드’(ATTITUDE), ‘러브 다이브’(LOVE DIVE), ‘레블 하트’(REBEL HEART), ‘키치’(Kitsch), ‘아이엠’(I AM)으로 이어지는 메가히트 무대였다. ‘거를 타선이 없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쉴 새 없이 히트곡으로 관객들을 ‘들었다 놨다’했다.
특히 ‘러브 다이브’에선 세대 구분 없는 떼창이 공연장을 뒤덮었다. 어린이팬, 20~30대 청년팬, 중장년팬까지 모두가 노래를 함께 부르는 진풍경을 자아냈다. ‘아이엠’에선 안유진, 리즈로 이어지는 폭발적인 고음 못지않게 케이스포돔 지붕을 뚫을 듯한 팬들의 떼창이 장관을 이뤘다. 팬들은 마치 아이브 제7의 멤버가 되려는 듯, 힘 있는 떼창으로 아이브의 무대를 더욱 화려하게 빛내줬다.
앙코르는 더욱 뜨거웠다. ‘와일드 버드’(Wild Bird), ‘슈퍼노바 러브’(Supernova Love), ‘애프터 라이크’(After LIKE)로 이어지는 마지막 무대에서 아이브는 팬들과 하나가 됐다.
‘와일드 버드’ 무대에선 아이브 멤버들이 무빙카를 타고 2층을 누비며 팬과의 거리감을 좁혔다. ‘애프터 라이크’의 떼창은 그야말로 눈부셨다. 수만 명이 한 목소리로 후렴을 부르며 ‘아이브 신드롬’은 지속가능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아이브 멤버들은 무대를 마치며 두 번째 월드투어를 떠나는 소회를 밝혔다.
“다이브(팬덤명) 덕에 서울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영원이란 말을 믿지 않지만 다이브와 만큼은 영원했으면 좋겠다.”(리즈)
“다이브와 함께할 수 있기에 더욱 행복한 공연이 됐다. 오늘 하루가 좋은 추억으로 간직될 것 같다.”(이서)
“다이브에게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다음 공연에서 만나요.”(장원영)
“다이브 앞에 있으면 온전한 내가 되는 것 같다. 너무 행복했다.”(가을)
“월드투어 잘 마치고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레이)
“다음엔 더 큰 곳에서 만나요.”(안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