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대선 불출마 이어 유승민 경선 불참
1차 경선 ‘1강·3중’ 구도 판세 변화에 촉각
양향자·윤상현 당내 대선 경선에 추가 합류
민주당, 이재명 vs 김경수·김동연·김두관 ‘4파전’
[이데일리 박민 기자] 오는 6월 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잠룡들의 대선 출정식이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국민의힘의 초반 경선 구도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유력 대선 주자로 꼽혀 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유승민 전 의원이 ‘당내 경선’ 불참을 선언했다. 여기에 호남 출신의 양향자 전 개혁신당 의원이 국민의힘에 입당해 출마를 확정했고, 반탄(탄핵 반대) 집회에서 세를 불려온 윤상현 의원도 출마를 예고하면서 당내 경선 과정에서 치열한 혈투가 예상되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대권 잠룡 중 한 명인 유승민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대선 후보에 나서기 위해서는 당내 경선을 거쳐야 하는데 이에 대한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유 전 의원은 “보수 대통령이 연속 탄핵을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은 제대로 된 반성과 변화의 길을 거부하고 있다. 아무런 절박함이 없다”며 “대선 패배를 기정사실화하고 패배 후 기득권에 집착하는 모습에 분노한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보수의 영토를 중원으로 넓히기는커녕 점점 쪼그라드는 행태가 할 말을 잃게 한다”고 비판했다.
 |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인터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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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유 전 의원은 당내 경선을 불참하지만 무소속이나 제3정당 소속의 출마 가능성은 열려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저 유승민은 어디에 있든 제가 꿈꾸는 진정한 보수의 길을 계속 갈 것”이라며 “개혁보수를 원하는 중수청(중도층·수도권·청년) 목소리에 계속 귀를 기울이고 오직 대한민국의 미래만 생각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이날 유 전 의원 측은 ‘이번 불출마 선언이 당내 경선에 해당한 것’이라며 ‘대선 불출마’에 대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전날 유력 대선 주자 중 한 명이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아예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 시장은 전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당초 이날 ‘약자와의 동행’을 슬로건을 내걸고 대선 출정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선언식을 하루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같은 날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지난 8일 출마를 선언한지 나흘 만에 철회를 선언했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오 시장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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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날 양향자 전 의원은 출마를 공식화했고, 윤상현 의원도 출마를 예고하면서 새롭게 대권 주자 후보에 합류했다. 이로써 국민의힘 내에서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고 당내 경선을 치를 후보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나경원 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유정복 인천시장, 양 전 의원, 윤 의원 등 모두 9명이다.
이들 후보들은 오 시장의 불출마 선언과 유 전 의원의 경선 불출마가 당내 경선 판세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 시장과 유 전 의원 모두 ‘찬탄파(탄핵에 찬성하는 파)’로서 중도 확장성이 큰 후보로 평가받는 만큼 누군가 이들 지지세력을 흡수할 경우 극적 판세 변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1차 예비경선 판세는 ‘1강(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3중(홍준표 전 대구시장-한동훈 전 대표-안철수 의원)’ 체제가 거론되고 있다.
미완의 대진표를 둔 국민의힘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비명(비이재명)계 대권주자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까지 대선 출마를 마무리하면서 사실상 4파전 구도를 완성하게 됐다. 보수와 진보를 통틀어 각종 여론조사에서 독보적인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전 대표의 ‘독주 체제’ 속에 김두관 전 의원와 김동연 경기지사, 이번 김 전 지사까지 ‘4파전’을 치르게 됐다.
한편, 국민의힘은 오는 14~15일 예비후보 등록을 받은 뒤 오는 16일 1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22일에 1차 경선(4인), 29일 2차 경선(2인)을 거쳐 5월 3일 최종 후보자를 발표한다. 아직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민주당은 현재로서 14일부터 후보 등록을 받고 2주 동안 4개 권역(호남, 충청, 영남, 수도권·강원·제주)에서 지역 순회 경선을 한 뒤 5월3일~ 4일쯤 후보를 확정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전태일기념관을 찾아 청년들과 전시관을 둘러본 뒤 취재진의 질의에 딥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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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해 말 대구 북구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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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분수대 앞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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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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