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기차 충전기도 '메이드 인 USA'…테슬라 '슈퍼차저' 개방

방성훈 기자I 2023.02.16 10:05:43

백악관 미국산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 계획 발표
2030년 충전기 50만개 목표…개방 위한 새 표준 마련
"모든 전기차 쓸수 있고 美부품 55% 이상이어야 지원"
테슬라, 슈퍼차저 2배 늘리고 2024년까지 7500개 개방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030년까지 전기자동차 충전 네트워크를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제품으로 확대 구축하기 위해 보조금 지원 방안 등을 포함한 새로운 규정을 내놨다. 미국 내 최대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테슬라는 보조금 지원을 받기 위해 자체 충전기 ‘슈퍼차저’와 충전소 ‘데스티네이션’을 경쟁사에 개방하기로 했다.

(사진=AFP)


1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에 따르면 미 백악관은 이날 미국 내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확대 구축하기 위한 범정부차원의 새로운 기준과 지침을 발표했다. 전기차 충전기에 적용하는 ‘바이 아메리카’ 세부 규정으로,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를 최소 50만개 구축해 모든 전기차에 개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위해 전기차 브랜드와 관계 없이 모든 운전자가 전기차 충전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충전기의 접속 규격, 요금 지급 방식, 충전 속도와 전압 등에 대한 표준도 마련됐다.

또 내년 7월부터는 전기차 충전소에 들어가는 부품은 미국산 비중을 55%이상 충족하도록 의무화했다. 2021년 11월 시행된 인프라법(일명 ‘바이 아메리카’ 법)에 따르면 전기차 충전에 배정한 75억달러(약 9조 6000억원) 자금을 지원받은 모든 전기차 충전소는 미국에서 제조토록 규정하고 있다. 미 정부는 이날 발표한 새 규정에서 전기 충전소 인프라에 25억달러(약 3조 2100억원)의 추가 보조금을 확정, 지원 규모를 100억달러(약 12조 8000억원)로 늘렸다.

이번 세부 규정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전체 차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우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세부 규정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현재 미국 도로에는 약 300만대의 전기차가 운행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약 13만개의 공공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가 구축돼 있다.

백악관은 계획에 참여하는 기업이 정부의 자금 지원을 받으려면 연방 표준을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테슬라도 보조금을 지원받기 위해 슈퍼차저와 데스티네이션을 개방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미국 내 충전 네트워크를 두 배 이상 확대하고, 2024년까지 최소 7500개의 슈퍼차저를 다른 브랜드의 전기차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고속도로 주변에 위치한 테슬라의 250kW 수퍼차저 3500개도 개방할 충전기에 포함됐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2021년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다른 전기차에도 개방하겠다고 밝힌 뒤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는 일부 개방됐지만, 미국에선 개방되지 않았다.

백악관은 이번 새 규정에 따라 테슬라 외에도 한국의 SK시그넷를 비롯해 제네럴모터스(GM), 지멘스, 메르세데스 벤츠 등 민간기업들의 전기차 충전기 투자를 촉진, 청정에너지 전환을 앞당기고 미 제조업을 활성화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와 관련, 백악관은 SK시그넷이 텍사스주에 첫 충전기 공장을 설립하고 있으며 2026년부터 연간 1만대의 급속 충전기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안 연안 고속도로를 따라 350kW 급속 충전기 2000개를 설치하기 위해 GM, 파일롯 컴퍼니, 충전네트워크 EVGo와 새로운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GM은 이와 별도로 2026년까지 미 전역에 최대 4만개의 충전기를 설치해 개방하겠다는 방침이다.

미치 랜드리우 백악관 인프라 조정관은 “미국에서 어떤 전기차를 운전하든 또 어떤 주에 있든 기존 자동차 주유처럼 주요 고속도로에서 쉽게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