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영상의학과 오순남(교신저자), 대장항문외과 이윤석·이인규, 종양내과 이명아 교수 연구팀이 직장암 환자 489명의 영상적·병리적·임상적 정보를 활용해 직장암 재발 위험요인을 분석하고 예측모델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서울성모병원에서 수술받은 직장암 환자 489명을 재발위험 예측모델 개발을 위한 개발 코호트로 선정하고, 직장암 진단 당시 영상검사, 임상정보, 병리적 정보 등을 통합한 뒤 다면적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연구 결과 직장암 재발 위험을 높이는 위험인자 20여 가지 가운데 가장 나쁜 예후를 보이는 4가지 인자로 림프절 전이, 신경 주위 침습, 직장벽 외 혈관 침범, 항문에 더 가까운 직장암(5cm 이내)을 확인했다. 이들 위험인자는 대조군에 비해 각각 2.59배, 2.29배, 2.09배, 1.69배의 재발위험 증가율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들 요인을 개발 코호트에서 점수 체계화 후 재발위험 예측모델을 만들고, 재발 위험도에 따라 저위험군, 중등도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뒤 재발률을 측정한 결과 각각 13.4%, 35.3%, 61.5%로 나타났다.
직장암 재발위험 예측모델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직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168명을 검증 코호트로 구축하고 재발위험 예측모델의 성능을 확인한 결과, 저위험군, 중등도위험군, 고위험군의 재발률이 각각 6.2%, 23.7%, 64.7%로 위험도에 따라 가파른 재발률 상승을 보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현재 임상 현장에서 모든 암종의 예후지표로 주로 사용하고 있는 TNM병기를 이용한 재발률은 임상 병기 1기, 2기, 3기에서 각각 3.6%, 12%, 30.2%로 나타나, 연구팀은 이번 예측모델이 기존 사용하던 임상 병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우수한 재발 예측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대장암은 항문부터 복막 뒷쪽에 있는 직장과 나머지 결장에 생기는 암을 통칭한다. 대장암의 발생 빈도는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대장암 발생률(10만명당)은 2003년 27.7명에서 2018년 29.6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남성과 여성 모두 세 번째로 걸리기 쉬운 암이다. 대장암 중 직장암은 진단 당시 조기 직장암 뿐 아니라 3기, 4기 병기의 경우에도 수술이 가능하고, 수술 후 5년 생존율이 40~50%에 육박하기 때문에 수술만큼이나 추적검사 등 관리가 중요하다. 연구팀은 이번 재발 예측 모델을 기반으로 재발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환자들에게 특화된 맞춤형 추적검사 프로토콜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의 빅데이터로 다양한 AI 알고리즘을 통해 맞춤형 추적 검사 프로토콜을 구축할 예정이며, 재발 가능성이 높은 환자들은 조기에 재발을 발견할 수 있는 세밀한 추적검사를 수행하고, 재발 가능성이 낮은 환자들에게는 필요 없는 검사를 줄일 수 있는 차별화된 추적검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순남 교수는 “영상적으로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인 직장벽 외 혈관침범에 대한 자기공명영상검사의 AI 기반 진단방법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직장암 환자의 다학제 진료에 참여하는 교수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오랜기간 축적되어 온 다학제적 기반 지식과 경험을 이용해 그간 산발적으로 이뤄진 임상과별 연구를 유기적 융합으로 만들어낸 대장암 다학제 협진팀의 성과로 볼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연구 결과는 유럽영상의학회지(European Radi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