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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은 국내 중도보수·개혁보수의 이념적 토대를 확립한 보수진영의 대표적 이론가였다. 특히 산업화와 민주화를 뛰어넘어 ‘대한민국 선진화’를 핵심 국가비전으로 제시한 대학자였다.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고인은 문민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정책기획수석과 사회복지수석을 지낸 정책통이다. 김영삼정부 시절에는 정권의 핵심 국가전략인 ‘세계화’ 비전을 제시한 것은 물론 사법, 교육, 복지, 노동, 재벌 등 각 분야 개혁도 주도했다.
고인은 1948년 서울 태생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이후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연구원과 서울대 법대 교수 등을 거쳤다. 1989년에는 국내 대표적인 시민운동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설립을 주도했다. 현실정치 참여는 17대 국회였다.
2004년 17대 총선 직전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역임하며 개혁공천을 주도했다. 본인 역시 초선 비례대표로 여의도 무대에 입성한 이후 탁월한 정책적 역량을 바탕으로 여의도연구소장과 당 정책위의장을 역임했다. 한나라당 소장개혁파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활약하면서 정치활동을 이어갔지만 수도이전 문제로 당 대표였던 박근혜 대통령과 정면충돌하면서 정계를 떠났다. 헌법재판소의 신행정수도 위헌 판결 이후 여야 정치권이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특별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자 ‘포퓰리즘’이라고 반발하며 탈당과 동시에 의원진을 내던졌다.
이후 2006년 한반도 선진화와 통일을 기치로 내걸고 한반도선진화재단을 설립한 뒤 이사장을 맡았다. 공동체 자유주의를 강조하면서 ‘선진화’를 대한민국 산업화, 민주화에 이은 핵심적인 국가비전으로 제시했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중도보수 성향의 ‘국민생각’을 창당,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고인은 높은 식견과 안목으로 대한민국의 지향점을 밝히고 선진화에 온몸을 던지셨다”면서 “학자적 양심과 현실 정치인으로서 경륜과 감각으로 동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큰 사표(師表)가 되었던 분”이라고 평가했다.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은 “한반도 선진화와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큰 족적을 남기셨다”며 “개혁적 보수의 이념을 실천한 강단있는 정치인이었다”고 평가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연세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실에 마련됐으며 영결식은 17일 오전 7시에 열린다. 장지는 경기 안성시 도피안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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