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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꺾인 `아이온` 다시 날수 있을까

임일곤 기자I 2009.08.13 10:41:29

중국 동접자수·로열티 기대치 절반수준 불과
콘텐트 소진과 오토 등 구조적 문제 해결해야

[이데일리 임일곤기자] 엔씨소프트(036570)의 대작게임 `아이온`의 중국 성적이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향후 성장성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아이온`이 중국 게이머들의 빠른 콘텐트 소진 속도와 자동사냥 프로그램(봇) 난립 등의 구조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못할 경우 향후 성장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 중국 대박기대 `절반의 성공`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이온`의 중국 최고 동시접속자수가 서비스 초기 80만명에서 최근 50만명 미만으로 급락하고 있고, 현지 인기순위도 15위권 밖으로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중국 로열티는 초기 예상치인 200억원을 크게 밑돈 111억원 수준에 그쳤다.  
 
당초 증권가에선 `아이온`이 국내 흥행 성공에 힘입어 중국에서도 `대박`을 터뜨릴 것으로 기대했다. 엔씨소프트가 닌텐도와 같은 글로벌 게임사로 발돋움할 것이란 장미빛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게임규제와 해킹, `오토` 난립 등 구조적인 문제로 발목이 잡히면서 향후 성장성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증권가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콘텐트 소진과 일명 오토로 불리는 자동사냥 프로그램(봇)의 난립이다. 여기에 게임 내 해킹과 밸런싱, 정부 규제 등도 장애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중국 `아이온` 가입자가 감소하게 된 주된 이유이기도 하다.  
 
성종화 메리츠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의 콘텐트 소진속도는 한국보다 훨씬 빠르다"며 "중국 게이머에 맞는 콘텐트 업데이트 주기가 필요한데 그 자체적으로도 문제가 되지만 국내 게이머와 업데이트 주기의 조정문제도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아이온 내 일명 `오토`라 불리는 `자동사냥 프로그램(봇)`이 창궐하는 것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 부분은 엔씨소프트 측도 지난 7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인정한 바 있다. 엔씨측은 "중국에서 아이온 이용자수가 초기보다 감소한 이유는 `봇` 유저 대처와 콘텐트 업데이트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오토는 온라인게임에서 게이머 대신 몬스터 사냥을 대신해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능력치를 올려 주는 프로그램이다. 게이머 입장에서는 힘과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아이온에서는 오토 사용자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오토로 확인된 아이온 계정이 매달 6~7만개 압류당하고 있다.

`아이온`은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와우(WOW)`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반사이익도 사실상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지난 6월경 중국 내에서 와우 서비스가 중단되면서 경쟁작인 아이온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최찬석 KTB증권 연구원은 "아이온은 와우 서비스 중단에 따른 수혜도 실질적으론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지난달 말부터 와우가 넷이즈에서 서비스가 재개되고 있어 이런 제한적 수혜도 더 이상 발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한번 꺾인 게임 되살아나긴 힘들어"

향후 중국에서 `아이온`이 시장 기대만큼 성적을 내놓을 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에서는 한번 흥행실적이 꺾인 게임이 다시 기지개를 폈던 적이 없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찬석 연구원은 "최근 하락하고 있는 동시접속자수 등으로 `아이온` 중국 3분기 로열티도 2분기 추정 로열티 100억원보다 크게 늘어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분기에는 순차적인 상용화 효과가 3분기에는 전적으로 반영되겠지만 동시에 동시접속자가 하락하는 요인도 존재한다"며 "특히 내년에는 NHN이 대작 게임 `테라`를 중국에서 선보일 경우 경쟁작으로 인한 역모멘텀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이온`이 중국에서 거둔 실적은 분명히 대단한 성공으로 볼 수 있으나 시장 초기 기대치를 크게 밑돈 것도 사실이다. 콘텐트 소진이나 자동사냥 프로그램 문제 등은 구조적인 것이라 향후 중국 시장 전망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눈높이를 낮추고 엔씨소프트 목표주가도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미 국내 증권사에선 굿모닝, 대신, 대우, 삼성, 메리츠, KTB 등이 목표주가를 내렸고, 외국계에선 맥쿼리, 씨티그룹, 모간스탠리 등이 눈높이를 낮췄다.

성종화 연구위원은 "지난 2분기 아이온 중국 매출은 한때의 공격적 추정치는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추세"라며 "따라서 근본적으로는 시장의 평균 목표주가는 하향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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