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막을 나흘 앞두고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 경찰 16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올림픽 개막식 당일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의 이슬람 무장단체인 투르키스탄이슬람당(TIP)은 테러를 선언하는 내용의 비디오테이프를 공개했다. 같은날 중국 항공사인 에어차이나에는 정체불명의 테러 경고 이메일이 전해졌다. 이날 중국 증시는 5% 급락했다.
심지어 올림픽 열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한 12일에도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인해 경찰 3명이 숨졌다. 베이징올림픽 폐막을 며칠 앞두고 베이징(北京)에서 테러로 추정되는 차량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베이징 당국은 올림픽 시작 이후 100여통이 넘는 폭파 협박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끊이지 않는 테러 위험 속에서도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 예상대로 사상 최대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세계 4위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은 올림픽을 통해 소프트파워를 과시하며 패권국으로의 야망을 나타냈다. 세계인들의 뇌리 속에는 `미국의 세기` 이후 `중국의 세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
|
올림픽 기간 동안 대규모 테러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곳곳에서 발생한 소수민족들의 저항은 중국 내의 민족 갈등이 심각한 상황임을 드러냈다. 또 전체적인 소득 증가와 그 이면에서 시간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빈부 격차, 인터넷의 확산을 통한 공론장 확대 등은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표방하는 중국의 정치를 크게 흔들 수 있는 잠재 리스크 요인이다.
◇ 소수민족 독립 요구..구소연방 붕괴의 조짐 없나
올해 연초 티베트 사태부터 신장 위구르 테러까지 중국 내 소수민족들의 독립 요구는 점점 거세지고 있다. 화려한 경제 발전상의 이면에서 소외되어온 소수민족 문제가 정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이 앞서 개혁·개방 이후 붕괴된 구(舊) 소비에트연방공화국(소련)과 같은 조짐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구 소련은 1985년 개혁·개방 이후 자유화 물결이 일면서 급진적인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어 91년에는 공산주의 포기와 공산당 해체를 계기로 각 공화국이 독립을 강행, 급속히 붕괴됐다.
중국은 소련과 달리 정치적 민주화보다 경제개혁을 앞세우면서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했지만, 민족과 언어, 종교 등이 다른 일부 소수민족들에 대한 동화정책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중국 내 3대 소수민족 자치구로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이끌고 있는 티베트 자치구를 비롯해, 중국 무슬림의 절반을 차지하는 신장위구르 자치구, 몽골족이 거주하는 네이멍 자치구 등이 꼽힌다. 이 중 올림픽 직전부터 테러가 발생했던 신장 위구르와 올초 국제사회로부터 인권탄압이라는 맹렬한 비난을 받아왔던 티베트는 정부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슬람 국가와 인접한 위구르의 분리주의 세력은 국제 테러단체인 알 카에다의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달라이 라마가 이끌고 있는 티베트 망명정부는 이미 국제적인 인정을 받고 있으며, 티베트 독립 문제는 중국의 인권 문제와 결부되며 반(反) 중국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이 밖에 이들 지역에 대규모 가스전 등 지하자원이 풍부한 것도 중국이 독립 요구를 경계하는 주된 이유가 된다.
중국 정부는 소수민족 자치구에 형식적으로는 평등한 지위를 부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규 교육과 지방 권력 진출 기회 등을 제한하고 있어 민족간의 불평등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의 독립 요구는 앞으로도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소득 불균형 `사회 불안정` 야기..소득증가는 `민주화 욕구` 자극
전반적인 소득 증가와 이면에서 확대되는 빈부 격차, 급속한 인터넷의 확산 등은 사회주의 정치체제를 고수하는 중국 정부에게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이행하면서 근 10년간 두자릿수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그러나 내부적인 빈부격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78년 중국이 개혁·개방 노선을 채택한 이후 도시 가구당 연간 소득은 지난해까지 4000% 급증한 2019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방의 1인당 소득은 606달러로 도시의 3분의 1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89년 천안문 사태 등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정치를 뒤흔든 사건 대다수가 경제문제에서 초래됐다는 것을 상기하면 심각한 불안요인이다. 실제로 경제 상황에 대한 불신과 좌절감은 시위로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중국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4년에 7만4000건, 2005년에 8만7000건의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정부는 지난 2006년에는 시위가 줄었다고 밝혔지만 자세한 수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빈부 격차 외에 소득 증가와 인터넷 영향으로 인한 민주화 욕구 자극도 중국 정부로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잠재 위험이다.
정치사회학자들은 통상적으로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3000달러를 넘어서면 `민주화 홍역`을 치른다고 진단한다. 중국의 1인당 GDP는 지난해 2500달러에서 내년 300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민주화 욕구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관건이다.
인터넷이 사회의 공론장으로 자리잡아가는 것도 정치 불안감을 조성한다. 베이징 올림픽 기간 동안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열렬한 애국주의 분출에 집중하며 국가 선전에 기여했지만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관심사가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만약 인터넷을 통해 민주화 욕구를 결집시켜 분출하게 되면 중국 정부의 정치력 손상은 불가피하다.
여태까지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효율성을 과시했지만, 앞으로는 폐단을 노출할 공산이 크다. 경제 발전에서 소외된 계층이 늘고 있고,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매개체인 인터넷의 발달로 불만 표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 대만과의 관계 개선은 `희망의 빛`
중국이 내적으로 소수민족 갈등과 소득 불균형 심화에 고뇌하고 있는 가운데 양안(중국-대만) 관계의 해빙 무드는 투자자에게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하나의 중국`과 `국가통일`을 내세우며 상대 정부를 인정하지 않던 중국과 대만은 지난 5월 친중국 성향의 마잉주 대만 총통이 집권하면서 관계가 급속도로 진전됐다.
|
지난달부터 중국-대만간 전세기가 직행으로 운행되고 본토 관광객들의 대만 방문이 가능해졌다. 이달부터 대만기업의 중국 투자 상한선은 현행 순자산의 40%에서 60%로 확대된다. 차이나(China)와 타이완(Taiwan)을 합성한 `차이완` 시대가 열렸다는 낙관이 제기된다.
투자 전문가들은 차이완 시대의 개막을 맞아 양안 간 경제협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 투자를 권고하고 있다.
`상품투자의 귀재`인 짐 로저스는 "마잉주 총통 취임으로 인해 대만과 중국간 경제협력이 증대되고 교류가 확대될 것"이라며 대만의 여행 및 관광업, 외식업, 교통업 등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또 대만달러와 주식을 매입하고,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계 투자회사인 템플턴자산운용의 펀드매니저 마크 모비우스도 마 총통 취임 직후 "대만 주식은 저렴한데다 향후 양안관계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로 대만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IT업종에 대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마 총통은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그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중국에 대한 투자 완화와 금융협력 확대는 대만의 기업환경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중국에 투자한 기업들이 대만에 투자를 늘리거나 환류하게 하는 목적도 크다"고 말했다.
지난 97년 홍콩 반환에 이어 대만과의 해빙 무드는 중화 경제권의 결속력을 높이고 있다. 홍콩 반환 후 홍콩증시의 시가총액은 10년 동안 무려 4배 이상 확대됐고 대만도 장기적으로 이러한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만의 주요 수출 품목 대다수가 우리나라와 경쟁 관계에 놓여있어 본토와의 경제협력 확대가 한국 경제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물론 양안관계 개선은 투자자들에겐 강력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