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국 서브프라임 여파로 부채스왑 수요가 줄고 있는데 이어 최근 발표된 외화대출 규제 역시 CRS 페이 수요를 감소시키며 베이시스 확대 강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스왑 베이시스는 -90bp이상 벌어진 상태로 종가기준으로 사실상 사상 최대폭을 기록 중이다.
스왑 베이시스의 경우 통화스왑(CRS) 금리와 이자율스왑(IRS) 금리간의 차이로 재정차익거래를 유발하는 내외금리차인 동시에 외환시장에서의 현선물 환율차와 맥을 같이 하며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CRS 오퍼 우위 지속..쏠림 현상 심화
시장 참가자들은 과도한 베이시스 확대에도 불구, 당분간 CRS 금리 하락 압력이 지속되면서 베이시스 추가 확대에 무게를 싣고 있다. 베이시스의 급격한 확대로 되돌림을 노린 오퍼가 나올만 하지만 수급 상으로 하락 압력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①美 신용경색 `복병`..달러수요 증가·부채스왑 수요 감소
최근 서브프라임 여파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국내외 증시가 조정을 받았고, 달러/원 환율 상승 압력도 커졌다. FX스왑 시장에서도 달러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바이&셀(오퍼) 포지션으로 수급이 몰렸고, 일시적으로 수급 균형이 깨지면서 CRS 금리 하락압력이 더 커졌다는 설명이다.
해외채권시장에서도 외평채 가산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CRS 금리에 영향을 줬다. 기업들의 해외채권 발행 환경 역시 녹록치 않게 되자 스왑시장에서 CRS 페이 압력으로 작용하는 부채스왑 수요 역시 급격히 줄어든 것. 가뜩이나 계절적으로 부채스왑 수요가 많치 않은 7,8월을 맞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미국 시장 최근 서브프라임 악재를 겪으면서 한국관련 자산은 위험 자산으로 분류됐고, 외국인의 주식 매도와 함께 달러 선호현상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절대레벨을 떠나서 크레딧 문제 때문이라도 셀엔바이를 쉽게 하지 못하며서 수급이 깨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7,8월 중에는 부채스왑도 거의 없을 것으로 보여 축소보다는 확대 가능성이 더 높다"며 "미국의 신용경색 우려로 해외채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스왑시장에서 CRS 페이를 유발한 부채스왑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어진 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②외채규제 2탄 개시..외화대출 억제로 CRS 페이 감소 예상
이에 더해 최근 발표된 한국은행의 외화대출 역시 CRS 페이를 지속적으로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외화대출 규제로 기업들이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해 외화대출을 받아 원화로 스왑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기존의 CRS 페이 수요가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오퍼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베이시스 확대로 CRS를 페이하고 국채선물이나 통안채 등을 매수하는 재정차익거래 유인이 더 커진 상황이지만 외화차입 규제와 불확실성 등으로 베이시스 축소 시도가 좀처럼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은행 관계자는 "베이시스가 확대되면서 재정거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더 커졌지만 역내쪽의 경우 규제 불확실성으로 손을 대지 못하고 있고 역외도 잠잠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스왑거래를 위해 외화대출을 한 기업이든, 외화대출을 위해 외채를 차입한 외은이든 전체적으로 롤오버 요인이 축소되면서 CRS 페이 수요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베이시스가 축소될 요인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③수출업체 선물환매도 압력은 지속
이런 상황에서 중공업체들의 신규수주와 수출업체들의 선물환매도가 지속되면서 환율 하락압력과 함께 CRS 오퍼가 우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여건이 지속되고 있다. 최근 환율이 반등 기미를 보였지만 근본적인 하락압력으로 작용한 수출업체 관련 물량은 지속되고 있는 것.
실제로 지난 7일의 경우 장기 구간의 베이시스는 축소 시도가 나온 것과 달리 단기쪽은 수출업체들의 선물환매도와 연계된 CRS 오퍼 영향으로 확대세가 지속되는 양상을 보였다.
한 은행 관계자는 "부채스왑 물량도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환율이 오른다고는 하지만 수출업체 등의 신규수주가 많아 포워드 물량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베이시스가 축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리시브와 페이의 힘이 겹치는 측면에 있어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딜러도 "장기 베이시스의 경우 부채스왑 물량이 일부 나오면서 막아주고 있지만 단기 쪽은 조선사 물량에 펀드관련 헤지물량으로 축소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단기 베이시스가 쉽게 좁혀지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차익거래 노린 CRS 페이 쉽지 않아..역외 영향력 미미
사실상 베이시스 확대로 재정거래 유인이 커지면서 레벨상으로는 CRS 페이가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이다. 베이시스 정상화를 노리고 CRS 페이 포지션을 취할 경우 차익거래 이익이 상당하기 때문.
그러나 로컬 쪽의 경우 단기 외화차입 규제로 재정거래 가능성이 막혀있는데다 외국인의 경우 소수 차익거래를 노린 CRS 페이를 유입시키고 있지만 오퍼 우위 장세에서는 별반 영향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상당히 매력적인 레벨인데다 더 벌어지면 손절 포인트까지 갈 수 있는 시점이지만 로컬 쪽의 경우 차입규제로 완전히 막혀있는 상황"이라며 "역외를 중심으로 아비트러지 거래가 나오고 있지만 워낙 오퍼 사이드가 강하다보니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美시장·환율, 베이시스 축소 가늠자..결국 규제리스크 걷혀야
결국 베이시스 정상화 여부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최근 부침을 겪고 있는 미국 시장 흐름과 환율 추이 등을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규제 리스크가 완전히 걷힐 때까지는 가능한 몸을 움츠리겠다는 것이 스왑시장 참가자들은 전반적인 생각이다.
앞선 은행 관계자는 " "미국 시장 흐름을 주시해야 하겠지만 결국 규제 리스크가 풀릴 때까지는 회복 기미를 보이기 힘들 것 같다"며 "단기간내 해결되기보다는 한두달 정도 기간을 두면서 방향성을 모색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관계자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신용경색 우려에 따른 부분은 어느정도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이지만 근본적인 수출업체의 선물환매도 압력 지속과 함께 향후 추가 규제 가능성 등을 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규제 맹점 `여전` 지적..향후 궁극적 수렴 기대도
외화차입 규제가 속속 틀을 갖추고 있지만 이처럼 베이시스 확대가 고착화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이 왜곡되고, 재정거래 기회가 여전해 맹점이 크다는 지적 역시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수출업체 물량에 따른 환율 하락압력을 감안하면 차익거래를 통해서도 쏠림 현상이 어느정도 해소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라며 "한쪽 거래가 막힌 상황에서 시장으로서는 물이 고이고 곪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정미영 삼성선물 연구원은 "외화대출 규제의 경우 은행권의 기업대상 외화대출을 위한 해외차입을 억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기업들이 저금리 활용을 목적으로 했던 엔화 차입 요인을 줄일 수 는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기업들이 달러자금을 차입해 은행과 스왑함으로써 조달금리를 낮추기 위해 했던 차입 부분을 억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대외부채 지표의 건전성 관리 효과는 일정부분 기대할 수 있지만 스왑시장에서 제공하는 차익거래 기회는 기업들의 외화채 발행 유인으로 작용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다소간의 성과를 거둘 수는 있어도 달러 선물환 공급 우위로 왜곡된 시장가격의 정상화에 일조했던 외은권의 달러차입과 기업들의 외화차입이 제약을 받으면서 왜곡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으며, 외국인들에게는 더 큰 차익거래 기회를 제공해줄 것으로 우려했다.
다만, 과도기적인 시기를 거치면 궁극적으로 정상적인 수준으로 수렴이 가능하다는 기대도 나왔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론상 외화대출 수요가 줄면 CRS 페이 수요 감소로 수급상 리시브 우위로 흐를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외화대출 감소에 따른 달러 공급 감소로 환율 하락 압력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연구원은 "스왑포인트가 정상화되면서 이론가 환율과 선물환율 사이의 과도한 괴리가 좁혀지면 결과적으로 환율 하락을 노리고 과도하게 나타났던 선물환 매도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재정차익 거래를 유발하는 금리차 역시 좁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