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이렇게 많은 월가 애널리스들이 약세장을 점친 적은 없었다.
뉴욕 증시가 사상 최고가 랠리를 이어 온 때문만은 아니다. 지난 2003년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검찰 총장(현 뉴욕 주지사)의 서릿발 같은 단죄의 칼날이 월가를 후려친 후 애널리스트들이 정신을 차렸기 때문이다.
18일 블룸버그 통신은 증권사 배를 불리기 위해 장밋빛 전망만을 내놓던 애널리스트들이 오랜 관행에서 탈피하면서 분석 보고서가 정확해 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약세장 전망도 당당히 내놓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수익에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
증권사 리서치 부문의 실적을 평가하는 인베스타에 따르면 지난 2년간 10개 월가 증권사 중 9개 증권사의 전망이 맞아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약세장 전망 늘었다
지난 4일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래 애널리스트들의 약세장 전망은 더욱 늘었다.
블룸버그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체 종목 가운데 `보유` 추천 종목이 차지하는 비율이 사상 처음으로 `매수` 추천 종목이 차지하는 비율을 상회했다. 현재 `매수` 비율과 `보유` 비율은 각각 45.3%, 47.8%를 기록중이다.
이는 지난 2000년 상황과 확실히 비교된다.
S&P500지수가 이전 최고치를 기록했던 당시 `매수` 대비 `보유` 비율은 3대 1이었다. 이후 지수는 2002년 10월까지 49% 고꾸라졌다. 과반수 이상의 애널리스트들이 자신만만하게 `매수`를 외쳤지만 결국엔 틀린 셈이다.
약세장에 배팅하는 공매도 규모도 늘었다. 지난 공매도 규모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체 상장 주식의 3.1%에 이르렀다. 이는 1931년 이래 최대 수준이다.
◇정확해진 분석..증권사 수익에도 `도움`
애널리스트들의 분석 보고서가 정확해짐에 따라 이를 기반으로 종목을 사고 파는 브로커들의 수익률도 좋아졌다.
인베스타에 따르면 지난 2005년 6월 이래 지금까지 2년간 10개 증권사 중 7명 증권사의 수익률이 S&P500 수익률를 상회했다. 지난 2003년 6월부터 2005년 6월까지 2년간 S&P500 수익률을 상회한 증권사는 2개사에 그쳤다.
메릴린치가 S&P500 지수 수익률을 23.9% 포인트 따돌리며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고, 이어 파이퍼 제프리가 20.4% 포인트, 크레디트 스위스(CS)가 10.8% 포인트 상회했다.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는 수익률을 하회했다.
◇`14억달러의 교훈`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이처럼 믿을만해진 데는 이유가 있다.
2003년 당시 뉴욕주 검찰총장이었던 스피처 현 주지사가 월가 증권사들의 투자은행(IB) 부문과 리서치 부문의 엄격한 분리를 촉구하는 개혁을 단행했기 때문.
스피처의 서슬퍼런 개혁 아래 월가 투자자들은 투자자 오도 혐의로 14억달러에 이르는 눈물 겨운 벌금을 토해내야 했다.
어니 안크림 러셀 인베스트먼트그룹 수석 투자전략가는 "정부 규제 뿐 만 아니라 증권사의 정책에 따라 애널리스트들이 주식 시장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갖게 됐다"며 "S&P500 지수가 4년 연속 상승하며 지난 2002년 10월9일 저점에서 두 배 가까이 상승했으니 애널리스트들이 약세장을 점칠 만 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