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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북권 최대 재개발 사업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2지구 시공사 선정이 올해 말에서 내년으로 이월되면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등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눈치싸움이 펼쳐지는 모양새다. 성수1지구 추정 공사비는 총 2조 1540억원, 2지구는 총 1조 7846억원에 이른다.
당초 성수1지구는 현대건설과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권을 두고 ‘3파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입찰지침이 논란이 되며 경쟁입찰이 불발되는 듯 했다. 지난 8월 1차 현장설명회에서 GS건설이 단독 참여하자, 조합은 재입찰을 결정하고 현재 입찰지침 변경을 진행 중이다. 현대건설 역시 최근 입찰지침 내 ‘마감재 기준 변경’ 등을 요구하는 등 조합과 소통을 이으며 재입찰 참여 가능성을 열면서, 향후 GS건설과의 맞대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난달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무응찰’ 사태를 빚었던 성수2지구도 내년 재입찰에 나서는 가운데, 첫 입찰 당시 불참을 선언했던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도 다소간 전향적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내년 3월 조합 총회를 통해 새 집행부가 꾸려지며 당초 문제가 됐던 기존 조합장 성비위 논란, 입찰지침 변경 등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시공권 확보 의지를 지속 내비쳐왔던 DL이앤씨와 함께 3파전이 예상된다.
강남구 압구정특별계획구역 역시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활발한 물밑작업을 전개 중인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압구정하면 현대’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압구정2구역 시공권을 확보한 현대건설은 여세를 몰아 3구역까지 눈도장을 찍은 상황. 공사비만 6조원 안팎인 초대형 사업인 만큼 삼성물산이 유일한 맞수로 꼽힌다. 내년 상반기 중 시공사 선정 입찰이 예상되는 4·5구역은 앞선 두 건설사에 더해 DL이앤씨가 조합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어 다크호스로 떠오른 모양새다.
영등포구 여의도에선 가장 규모가 큰 시범아파트 재건축을 놓고 조합과 주요 건설사간 줄다리기도 한창이다. 인근 여의도 한양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현대건설, 대교아파트 재건축 시공권을 따낸 삼성물산, 공작아파트 재건축을 따낸 대우건설 3파전이 유력한 가운데 다른 주요 건설사들도 적잖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A건설사 관계자는 “내년 초부터 대어급 정비사업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벌써부터 현장 홍보요원(OS)을 전략적으로 증원 또는 감원하는 등 긴장감이 높다”며 “압구정을 놓고 성수대교를 기점으로 서쪽은 현대건설, 동쪽은 삼성물산이 시공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가 하면 DL이앤씨도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B건설사 관계자는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C건설사에 애정을 보이자 D건설사가 OS요원을 대폭 감원하고 조합과 줄다리기에 나섰다는 소문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건설은 지난달 29일 장위15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10조 5105억원 규모 11곳의 정비사업 수주 성과를 올렸다. 국내 건설업계 처음으로 정비사업에서만 연간 10조원 수주를 돌파한 성과다. 이달 증산4구역 도심공공복합사업 수주를 끝으로 올해 수주활동을 마무리 지은 삼성물산도 올해 정비사업으로만 9조 2388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포스코이앤씨는 5조 9623억원, GS건설은 5조 4183억원을 기록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