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벨라루스에 전술핵 배치 시작…美 "강력 규탄"

장영은 기자I 2023.05.26 09:48:46

우크라와 국경 맞댄 벨라루스에 전술핵 이전 개시
美 "우크라 전쟁서 사용하면 심각한 결고 뒤따를 것"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우방국인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는 계획을 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즉각 반발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해선 안 된다고 강력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AFP)


보도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 이전 배치에 관한 법령에 서명함에 따라 전술 핵 무기가 벨라루스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1991년 소비에트연방(소련)이 붕괴된 이후 러시아가 자국 외에 전술핵을 매치한 것은 처음이라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러시아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전술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이 200개의 전술핵 무기를 가지고 있는 데 비해 러시아는 전술핵 탄두를 약 2000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3월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벨라루스에 전술 핵무기를 배치하기로 양국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오는 7월 1일까지 벨라루스에 핵무기 저장 시설을 완공한다는 계획도 공개됐다.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국가로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자국을 방어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침략적인 서방에 맞서는 러시아의 생존을 위한 전투로 규정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정부는 이날 러시아가 벨라루스에 전술핵무기를 배치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 것을 맹비난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생화학이나 핵무기를 사용하면 심각한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측은 핵무기에 대한 전략 태세를 바꿀만한 이유나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하려고 준비하는 징후는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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