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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전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청와대 대변인 시절 매입해서 물의를 일으켰던 흑석동의 집을 판다”며 “매각한 뒤 남은 차액에 대해서는 전액 기부를 한 뒤 그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은 매물을 내놓은 공인중개업소 연락처까지 공개하며 “조용히 팔아보려 했으나 여의치 않은데다 오해도 낳을 수 있어 공개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 3월 ‘2019 공직자 정기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을 통해 문 정부의 부동산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해 7월 재개발 예정지인 흑석동 상가 건물을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같은 달 대변인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전 대변인은 공개 매각 및 차익 기부를 선언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는 부동산 안정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어줘야 한다”며 “정부 정책에 제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매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지난달 초 발표한 분양가상한제 대상 지역에서 김 전 대변인의 건물이 있는 흑석동은 빠지면서 시장에서는 정부가 김 전 대변인을 배려한 것이란 냉소가 퍼지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대변인이 자리에서 물러난 지 6개월이 지나서야 이같은 행보에 나서는 것에 대해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김 전 대변인의 사퇴 이후 고향인 전북 군산에서의 출마설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대변인은 경북 칠곡에서 태어났지만 군산에서 초·중·고교를 모두 졸업해 군산을 고향으로 소개해왔다.
김 전 대변인의 총선 출마가 현실화할 경우 문 정부의 전·현직 대변인 3인방의 전원 총선 출마가 연출될 수 있다. 문 정부 초대 대변인을 지낸 박수현 전 대변인은 일찌감치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예고하며 활발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2월 8개월의 대변인 임기를 마치고 국회의장 비서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박 전 대변인은, 지난 6월 비서실장에서 물러나 지역구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고민정 대변인의 총선 출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고 대변인과 관련해서는 중·고교를 졸업한 성남 분당 출마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내년 총선에 출마하기 위한 사퇴 시한은 1월 16일까지로 한달 여가 남았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청와대의 유재수 전 부산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및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선거개입 의혹이 불거지는 등 청와대발 악재의 여파가 이들의 출마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문 대통령의 지지율도 변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조국 사태에 이은 청와대발 악재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질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와 거리두기에 나서면서 이들 출마 여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