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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육군장관으로 지명했던 억만장자 빈센트 비올라가 3일(현지시간) 자진 사퇴했다. 가족 사업과 관련된 국방부 규정에 따른 제약이 이해상충 논란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비올라 내정자는 “육군장관에 지명된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하지만 인준과정을 무사히 거칠 수 있을지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데다 가족 사업과 관련한 국방부 규정이 우려된다”며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표명했다. 비올라 내정자는 지난해 여름 경마를 하던 중 폭력을 휘두른 전과가 드러나면서 스캔들에 휩싸였다. 또 현재 한국과 일본을 방문 중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비올라의 육군장관 임명에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많은 그의 재산이었다. 백악관 션 스파이서 대변인은 비올라 내정자가 자신의 사업에서 자신을 분리시키는 일이 어렵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1∼2004년 뉴욕상품거래소(NYME) 회장을 역임했던 비올라 내정자는 금융회사 버투파이낸셜의 지분 대부분을 갖고 있는 억만장자 사업가면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하키팀 플로리다 팬서스의 구단주기도 하다. 그가 육군장관이 되려면 버투파이낸셜의 지분을 처분해야 하는데, 공직자윤리국(OGE)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비올라 내정자가 미국 이스터 항공 지분을 정부와 거래를 하는 소규모 창업 회사와 교환하기로 한 것이 문제 소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이른 시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른 육군장관 후보자를 추천하겠다는 방침이다. FT는 첫 고위직 관료의 자진 사퇴로 트럼프 정권이 혼란 속에서 출발을 맞이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상당 수의 고위 인사가 경영자·재벌 출신이 많아 이해상충 논란에서 벗어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준을 통과했으나 톰 프라이스 보건장관은 자신이 추진하는 법안으로 이익을 볼 기업의 주식을 사들여서 문제가 됐었고 윌버 로스 상무장관 역시 2009년부터 미등록 이주자를 가사도우미로 쓰며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이 논란이 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