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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美고급차 '캐딜락' 재건 나선 장재준 GM코리아 대표

김형욱 기자I 2014.06.04 14:33:57

"매년 신차 1종 이상 출시.. 이달 신형 CTS로 포문"
"연내 전시장 10곳으로 확대.. 쉐보레 복합매장도"

[부산=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포수(砲手)가 많아야 많이 잡을 수 있다.”

장재준 GM코리아 대표가 미국 고급차의 자존심 ‘캐딜락’의 내수 판매망 재건 출사표를 던졌다. 장 대표는 지난 2006년 판매·마케팅 임원으로 GM코리아에 합류해 2009년 대표(사장)직에 올랐다.

캐딜락에 수입차 시장의 폭발적 성장은 남의 일이었다.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해왔다. 장 대표가 합류하기 전 2005년 300대를 판매했던 캐딜락은 공교롭게 지난해 판매량은 2005년과 같은 3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2008~2009년 한때 연간 판매량이 800대까지 늘었으나 그때뿐이었다. 엎친데덮친 격으로 모회사인 미국GM
장재준 GM코리아 대표. GM코리아 제공
은 2009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같은 기간 전체 수입차 시장이 3만 대에서 15만대로 5배 이상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장 대표가 내놓은 캐딜락 재건의 첫걸음은 무너진 판매망 복원이다. 캐딜락 전국 전시장은 2년 전까지만 해도 9개 판매사(딜러사)가 운영하는 10곳이었으나 판매부진이 이어지며 현재 남은 곳은 서울·부산·대전전시장 3곳뿐이다.

장 대표는 ‘전국 판매망을 연내 10곳으로 다시 늘리겠다”며 “이미 10곳에 가까운 신규 판매사와 협의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신차 부재-판매감소-판매망 축소’라는 악순환이 이어졌다면, 이제부터는 공격적인 신차·마케팅·판매망 투자로 이를 선순환 구조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새 전시장 중 일부는 같은 미국 GM 산하인 한국GM 쉐보레 판매사와 함께 복합 전시장으로 꾸며 시너지 효과를 꾀한다. 이와 함께 기존 3개 전시장도 새로 단장한다.

판매망 재건과 함께 판매할 신차 확보에도 나섰다. 그는 “매년 주력 신차 1개 이상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이달 출시하는 신형 CTS(All New CTS)와 함께 1개 차종을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

캐딜락이 현재 국내 판매하는 차종은 3개뿐이다. 준중형 세단 ATS와 이달 출시하는 신형 CTS, SRX다.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에스컬레이드도 최근 단종하고 내년 쯤에나 신모델을 만날 수 있다.

장 대표는 “국내 소비자는 트렌드 변화가 매우 빠르다“며 ”불과 수년 새 디젤차 비중이 10%에서 70% 이상으로 늘어난 게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가솔린차를 주력으로 하는 캐딜락이 최근 부진한 주요한 이유 중 하나다. 이달 출시하는 신형 CTS도 가솔린 모델이다.

그는 ”현실적으로는 당장 대응할 순 없는 부분“이라면서도 ”상품성 높은 고연비 가솔린 모델로 대응하면서 중장기적으론 디젤 모델 개발 등 다양한 해법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의 궁극적인 목표는 북미 대표 고급차로서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는 1년여 만의 신차 신형 CTS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신형 CTS는 연 5만대 규모의 국내 최대 수입차 시장인 고급 중형 세단 부문에서 BMW 5시리즈, 벤츠 E클래스 등 쟁쟁한 독일 고급차와 겨룬다.

그는 ”엔진 배기량을 3.0리터에서 2.0리터로 줄였다“며 ”미국차는 연비가 나쁘다는 공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CTS는 실내 공간이 작은 편이었으니 신모델은 길이를 11㎝ 늘린 덕분에 동급 최대 크기가 됐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신형 CTS 출시에 맞춰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도 벌일 계획이다.

장 대표는 신형 CTS 출시 이후 모델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대형 세단 XTS 등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전 모델의 국내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세분화하면 90종에 달하는 BMW 국내 판매 차종의 90% 수준까지 판매 모델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장재준 GM코리아 대표가 ‘2014 부산모터쇼’ 캐딜락 부스에서 이달 출시하는 신형 CTS를 소개하고 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매년 신차 1개 이상 출시하고 연내 전시장을 10곳으로 확대, 캐딜락을 재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GM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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