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월별로 보면 작년 마지막 3개월동안 흑자를 이어왔고 올해 전체로도 흑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높다. 그러나 수출이 늘면서 나는 흑자가 아니라 수입이 줄어들면서 나는 흑자인 만큼 바람직한 모양새는 아니라는 분석이 높다. 전형적인 `불황형` 흑자가 예상된다는 것.
게다가 1월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이며 2분기나 돼야 흑자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2월 경상수지는 8억6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세달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가면서 4분기 누적으로는 76억7000만달러 흑자를 보였다.
이같은 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올해 경상수지는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높다. 그러나 구조를 뜯어보면 우울하다.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하는 가운데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드는 데에 기인한 `불황형` 흑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은 줄어들겠지만, 수출하기 위해 수입하는 원자재도 줄어들 것이고, 국제 원자재 가격까지 하락하면서 수입 감소액은 더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환위기 이후 수출 증가로 인해 누렸던 흑자시대가 이제는 끝났다는 의미다.
수입 중에서도 용도별로 내수용 수입은 14.6% 쪼그라드는데 그쳤지만 수출용 수입은 32.7% 대폭 감소했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수출용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것은 향후 수출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을 암시한다"고 말했다.
김재홍 신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늘어나면서 고용도 증가하고 소비도 확대되는 구조의 경상수지 흑자가 바람직한데 이제는 수입 감소가 흑자의 주요 요인"이라며 "총수요면에서 선순환 효과는 사라졌다"고 말했다.
◇ 1월 적자 예상..`계절적 요인`
올해 전체로는 경상수지 흑자가 가능하다 해도 당장 1월에는 다시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높다. 계절적인 요인 때문이다.
양 팀장은 "계절적으로 1월은 수출이 약세고, 유가가 하락해도 동절기를 맞아 석유수입 물량 자체가 늘기 때문에 유가 하락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며 "구정 연휴로 영업일수가 줄어든 영향도 있어 1월 경상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미 이달들어 20일까지 무역수지는 45억7600만달러 적자다. 수출이 주로 월말에 집중되기는 하지만 설 연휴로 월말 이틀을 쉬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 무역적자는 기정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성권 굿모닝신한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수출한 물량이 해외에서 소진되지 않으면 재고로 쌓이고 어느 정도 한계선에 도달하면 수출이 급감할 것"이라며 "자동차 등에서는 벌써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비스수지에 있어서도 2월까지는 방학 등 계절적 요인으로 해외 단기연수나 여행에 따른 해외 지급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1월에는 적자가 불가피할 것이며 2~3월까지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2분기 이후에나 경상수지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