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안승찬기자] 최근 채권투자와 주식관련 파생상품에 동시에 투자하는 주가지수연계채권(ELS) 발행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상품내 대부분 자금을 채권에 투자해 안정적인 수익을 노리는 만큼 채권시장 입장에서 보면 매수기반을 확대해주는 "효자상품"일 수 밖에 없습니다. ELS 운용방식에 따라 채권시장도 어느 정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입니다. ELS 발행 증가로 인한 시장 영향을 edaily 마켓플러스에서 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이달부터 삼성 LG투자 대우 굿모닝신한 동원 등 장외파생상품 영업인가를 받은 주요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주가지수연계증권(ELS:Equity-Linked Security)이 발행된다.
일반적으로 ELS는 주가지수 파생상품에 투자함으로써 수익률이 주가지수에 연동된다는 점에서 주로 주식상품으로만 인식되고 있지만, ELS의 가장 기본적 성격이 채권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채권시장에서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원금을 보장해야 하는 ELS는 대부분의 조달자금을 채권에 투자해야하기 때문에 채권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매수세력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ELS, "기본적 특성은 채권"
ELS란 기본적으로 채권 투자를 통해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일부 재원을 주가파생상품에 투자, 주가 변동에 따른 추가 이익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주가연동 파생상품이다.
ELS의 수익률이 주가지수의 변동폭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증시 관련 상품으로만 이해하기 쉽지만 ELS가 수익증권이 아닌 유가증권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투신권의 원금보존추구형 상품과는 큰 차이를 가진다.
즉 수익증권이 가능한한 원금을 보존하도록 운용할 수는 있지만 근본적인 보장이 되지 않는 것과는 달리, 유가증권인 ELS는 무보증 회사채처럼 원금보장확약은 어렵지만 발행사가 디폴트에 빠지는 경우를 제외하면 약정된 수익률을 반드시 제공한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는 ELS가 가진 가장 기본적인 특성이 "채권"임을 시사하는 것. 지난 28일 금감원 역시 ELS 상장시 채권의 심사요건 및 절차를 준용하고 상장후 호가단위 등 매매거래 방법도 채권의 경우를 따르기로해, ELS가 채권의 일종임을 재확인했다.
또 ELS는 투자자들의 원금을 보장하기 위해 전체 공모자금의 95% 정도를 채권에 투자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채권시장과 깊은 관련을 가질 수밖에 없다.
◇ELS펀드 및 ELD와의 차이점은?
삼성투신 한투 대투 등 투신사들이 판매하는 ELS펀드는 유가증권이 아닌 수익증권이라는 점에서 ELS와는 구별된다. 즉 ELS가 디폴트를 제외하면 원금보장이 완벽히 이뤄지는 데 반해 ELS펀드는 원금보장을 "추구"하는 상품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ELS펀드 역시 모집한 자금을 대부분 국공채 등에 투자하고 채권의 이자 범위 내에서 장외파생상품 인가를 받은 증권사로부터 워런트, 즉 주가지수옵션 등 장외파생상품 투자 부분을 매입해 편입시킨다는 점에서 ELS와 비슷한 수익구조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말 판매된 은행권의 주가지수연동형 예금상품(ELD : Equity-Linked Deposit) 역시 ELS와 기본적 구조는 유사하다. ELD는 원금 보장과 함께 주가지수 관련 상품에 투자해 초과수익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ELS와 기본적인 포멧은 일치한다.
그러나 ELD가 원금 보존을 위해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데 반해 ELS는 국고채나 우량한 회사채에 투자함으로써 원금을 보존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이 때문에 ELD는 예금의 성격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어 만기시 100% 원금 보장이라는 단일 상품만을 설계해야 하지만, ELS는 투자 운용방식에 따라 다양한 보장 상품 설계가 가능하다. 또 ELS는 유가증권으로 거래소에 상장되므로 증권매매를 통한 환금성도 높다는 특징을 가진다.
◇"넉-아웃형" 등 상품구조 다양
국내 증권사들이 가장 많이 도입한 ELS는 넉-아웃옵션(Knock-out option)을 포함한 "넉-아웃형"이다. 넉-아웃형 ELS는 지수 상승에 따라 수익률이 늘어나지만 만기시까지 주가지수가 애초에 정해놓은 경계지수(barrier)를 건드리거나 초과하면 옵션은 무효가 되도록 설계된다.
그러나 국내 ELS는 많은 경우 옵션 무효에 대한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일정 수준의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이밖에도 만기시 주가지수 상승률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불-스프레드형(콜스프레드옵션), 만기시 일정폭까지 하락해도 수익률을 지급하는 리버스컨버터블형(R/C형), 만기시 정해진 가격 수준에 들어가는 `내가격` 상태일 경우에만 약정된 수익률을 지급하는 복권구조의 디지털옵션 등 다양한 상품으로 나눠진다.
여기서는 그러나 ELS가 대부분의 공모자금을 채권에 투자해야한다는 점에 착안, 펀드별 채권투자 전략을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국고채 중심 투자..만기 매칭이 대부분
우선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ELS 운용에서 투자하는 채권은 대부분 국고채나 통안채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나 동원증권을 비롯한 몇몇 운용사들은 초우량 회사채도 포함시킬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삼성증권 장원재 과장은 "회사 가이드라인 상에는 우량한 회사채도 포함돼 있지만 실제로는 대부분 국고채나 통안채와 같은 무위험 채권을 중심으로 투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채권에 투자하는 기본적인 목표 자체가 원금 보장인 만큼 채권 투자 매매를 통한 "딜링"이라기 보다는 손실이 나지 않토록 관리하는 "트레이딩" 성격이 강하다.
동원증권 성효국 부장은 "ELS는 원금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특성 때문에 베팅을 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며 "따라서 ELS는 기본적으로 상품의 만기와 채권 만기를 완벽히 매칭시키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경우는 듀레이션을 매칭시키는 방식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필요에 따라선 채권 매매도 가능할 듯
물론 채권 매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삼성증권의 경우 필요에 따라서는 채권 매매도 시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증권 장 과장은 "결국 만기일에 약속된 수익률을 제공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회사의 리스크 헤지를 위해 상황에 맞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며 "일반적으로는 만기에 매칭시키겠지만 필요에 따라서는 채권 매매나 국채선물 투자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매요구가 있을 경우에도 채권 매매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LS 발매 시점에 따라 채권 투자 비중도 다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우증권 백상옥 차장은 "ELS 상품 발행 당시 금리가 높으면 주가 옵션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분이 많이 생겨 그만큼 채권 투자 비중은 다소 줄어들고, 반대로 금리가 낮으면 채권 투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많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발행규모, 총 4조 육박..채권 수급에 호재
현재 전체 ELS 발행규모는 1조30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동원증권은 "발견!오아시스"라는 이름으로 공모금액면에서 가장 많은 4000억원 어치 ELS를 발행키로하고 사업설명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동원증권은 최소한 원금의 90%를 보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ELS를 1호부터 6호로 나눠 오는 9일과 18일 발행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이미 3000억원 규모의 ELS의 발행키로 하고 사업설명서를 제출했으며, LG투자증권도 500억원규모 상품 2개씩을 3차례로 나누어 총 3000억원을 공모할 계획이다. 또 굿모닝신한증권은 총 4개의 상품을 2000억원 어치 발행한다.
대우증권 역시 이미 4가지 형태로 총 1000억원 규모의 ELS 발행 신고를 마쳤다. 여기에 하나증권이 현재 발행을 계획중이어서 ELS 발행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게다가 최근 발행계획을 밝히고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 2조5000억원 규모의 리먼브라더스 ELS까지 가세할 경우 ELS 발행규모는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다 투신권의 `ELS펀드`까지 감안하면 전체 ELS 관련 상품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ELS 기본 구조상 전체 공모금액의 95% 이상을 채권에 투자해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ELS 관련 상품은 채권시장에 상당한 매수 세력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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