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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의 또 다른 축은 C레벨 책임제 신설이다. 커머스·글로벌·브랜드·기술 등 핵심 영역별로 최고 책임자를 두고 권한·책임을 위임한다. 최재영 CCO(최고커머스책임자), 박준영 CGO(최고글로벌책임자), 최운식 CBO(최고브랜드책임자), 전준희 CTO(최고기술책임자) 등이 각 영역을 맡는다.
특히 조만호 대표는 CEO와 함께 CDeO(최고디테일책임자)를 겸임해 각 사업 간 유기적 결합을 책임진다. 각 영역은 C레벨이 책임지되, 전체 방향성과 결정은 조만호 대표가 직접 챙기는 형태다. 영역별 전문성을 높이면서 창업주 중심의 빠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한 셈이다.
조만호 대표는 2021년 6월 대표직에서 한차례 물러났던 인물이다. 당시 여성 회원 대상 쿠폰 지급 논란과 이벤트 이미지 ‘남성 혐오’ 논란이 겹치면서 책임을 지고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났다. 3년간 경영 일선에서 벗어나 있던 조 대표가 복귀한 건 지난해 3월이다. C커머스 공세가 거세지고 2023년 86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환경이 급변하자 창업주가 직접 수습에 나섰다.
복귀 이후 성과는 뚜렷했다. 무신사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1조 2427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첫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영업이익도 1028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9730억원, 영업이익은 70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8.7%, 20.1% 증가했다. 회원 수 1600만명, 월간활성이용자(MAU) 1000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도 굳혔다.
회사의 체급도 달라졌다. 2022년 하반기 론칭한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는 매년 26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올해 3분기까지 패션 수출 금액이 전년동기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자체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도 30개 이상으로 확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커머스·브랜드·글로벌이 동시에 커지면서 이를 통합 관리할 시스템의 필요성도 높아졌다. 이번 조직개편은 복귀 1년 9개월 만에 조만호 대표 중심의 경영 시스템을 완성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몸집이 커지면서 공개 석상에 잘 나서지 않던 조만호 대표도 전면에 나서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조 대표는 지난해부터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 주요 유통채널 오너들과 미팅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0일에는 무신사 역대 최대 오프라인 매장인 ‘무신사 메가스토어 용산’ 프리오픈 현장에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을 직접 에스코트하며 약 20분간 매장을 안내하기도 했다. 대대적인 사업 확장 국면에서 창업주가 직접 대외창구 역할까지 맡고 나선 셈이다.
이러한 창업주 등판과 확장 행보의 끝에는 IPO가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직개편을 IPO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무신사는 이달 초 한국투자증권·KB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JP모건 등 4곳을 상장 주관사단으로 확정했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에 달한다. 내년 하반기 코스피 상장이 유력한 가운데, 창업주 중심의 명확한 지배구조와 C레벨 책임 경영 체제는 기관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상장을 앞두고 창업주 중심의 시스템 경영 체계를 좀 더 명확히 정비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며 “커머스·브랜드·글로벌 세 축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한층 선명하게 하고,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창업주가 큰 방향성을 제시하면서도 각 사업 영역별로 책임경영이 자연스럽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한 구조”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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