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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우르줄라 폰 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중국산 전기차 보조금에 대한 조사 계획을 발표하며 “세계 (자동차) 시장에 값싼 중국산 전기차가 넘쳐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막대한 보조금 지원으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해 유럽 (자동차) 시장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은 경쟁에 개방돼 있지만 공정하지 못한 경쟁은 받아들일 수 없다. (회원국들의) 역내 시장 왜곡을 허용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외부로부터의 왜곡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 대표 산업 중 하나인 자동차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로, EU의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 전략과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자동차제조업자협회(ACEA)에 따르면 EU 자동차 산업은 1300만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유럽 전체 경제의 7%, 연구·개발(R&D) 지출의 3분의 1을 각각 차지한다. 이에 폰 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제 막 출발한 많은 기업들이 보조금을 받는 중국 경쟁 기업에 밀려났다. 선구적인 기업들이 파산 신청을 해야 했고, 유망한 인재들은 해외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고 지적했다.
또한 EU는 2035년부터 신규 내연차 판매를 금지한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아직은 유럽에서 중국산 전기차 수입 비중이 크지 않지만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EU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유럽 내 중국산 전기차 가격을 약 20% 낮추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 내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지난 3년 간 8%로 확대했고, 2년 내 1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U 한 고위 외교관은 “우리는 자동차 산업을 잃을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9개월 간 진행되며, EU 집행위원회가 역내 전기차 제조업체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판단하면 약 10~1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할 수 있다. 이미 중국에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는 10%의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조사 결과는 100% 전기차에만 적용되고 하이브리드 차량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베이커 맥킨지의 통상전문 변호사인 아르노드 빌렘스는 “유럽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업체들 역시 중국 수출업체로 간주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번 조사가 미국의 테슬라, 스에덴의 폴스타 등 정부 보조금 지원을 받는 다른 국가의 전기차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FT는 예측했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는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 “EU 집행위는 우리 업계가 직면하고 있는 비대칭적인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왜곡된 시장 경쟁을 고려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