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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라브로프 장관에게 “중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서 어떠한 국제적 다자간 장소에서도 독립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며 “중국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고 대화와 협상을 적극 추진해 정치적 해결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어 “중국과 러시아는 신뢰할 수 있는 좋은 친구이자 좋은 동반자”라며 “현재 양측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양국 정상이 달성한 중요한 공감대를 이행하고 중·러 신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를 계속해서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위기를 정치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국의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며 “러시아는 이를 위해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했다. 그는 또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시진핑 주석의 러시아 방문 성과를 이행하고 전략적 조정을 강화하며 협력을 심화하고 양국 관계의 새로운 성과를 촉진하기를 희망한다”고 언급했다.
최근 중국은 러시아와 미묘하게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중국은 지난 5~6일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전쟁 종식 국제회의에 참여했다. 이 회의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참여하고 러시아가 불참해 상대적으로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6월 1차 회의에 불참했던 중국은 이번 2차 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3차 회의에도 참석할 의향을 보였다.
지난 4일에는 모스크바 주재 중국 대사관이 러시아 국경 검문소에서 러시아 관리들이 중국 여행객들의 가방을 뒤지는 것에 대해 “러시아의 잔혹하고 과도한 법 집행 활동이 중국 시민들의 합법적인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했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에 대한 규탄을 거부해온 중국으로선 이례적인 비판이다.
다만 최근 중국의 거리두기가 러시아에 대한 외교 노선을 변경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블룸버그는 “중국과 러시아 간의 관계는 서방 사람들이 이해하는 것보다 더 심층적이고 미묘하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있다는 것은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