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표차 당선' 윤상현, '함바 브로커'와 선거공작 의혹

장영락 기자I 2020.07.15 08:43:03

유상봉 "식당수주 약속 받고 상대 후보 불리한 진정서, 고소장 제출"
윤상현 의원 측 "일방적 주장, 법적 대응할 것"

[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윤상현 무소속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선거공작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윤 의원은 “일방적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KBS는 14일 과거 고위공무원 비리 사건인 ‘함바게이트’로 알려진 유상봉씨가 이번 총선에서 윤 의원으로부터 선거 공작 청탁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보도했다. 유씨는 건설현장 식당인 ‘함바’ 브로커로, 2011년 대규모 비리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기도 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선거 공작 혐의가 적발돼 경찰에 입건됐다.

유씨는 KBS에 지난해 7월과 8월 윤 의원과 세 차례 만나 식사를 함께 하면서 여러 요청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특히 윤 의원 요청으로 더불어민주당 유력 후보였던 박우섭 전 인천 남구청장에게 “식당 운영권 수주를 대가로 금품을 건넸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썼고, 윤 의원이 이 내용에 수정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유씨는 “목격한 사람이 있는 것처럼 확인자를 하나 넣어서 써 달라고 그러더라. (상대 후보를) 출마를 포기시키는 데 사용을 하겠다고 (윤 의원이 말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9월 구속수감된 중에도 유씨는 진정서를 다시 요청받았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안상수 후보에게 “2008년부터 수차례 거액을 줬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써달라고 윤 의원이 요구했다는 것이다.

유씨는 “저희 아들을 통해서 안상수 의원에 대한 진정서를 써 달라고 연락이 왔었다”며 이 역시 윤 의원 측 요구라고 주장했다. 유씨는 “안 그러면(윤 의원이 요구한게 아니면) 그것을 쓸 필요가 없지 않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유씨는 결국 총선을 2주 앞둔 4월 초 고소장을 인천지검에 제출했고, 이것이 인천 지역 언론사에 보도되며 안상수 후보에게 타격을 입힌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통합당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윤 의원은 무소속으로 동구·미추홀구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 지역 투표는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후보, 안상수 미래통합당 후보, 윤 의원이 3파전을 벌였는데 안 후보가 15.5% 득표에 그치면서 40.5%를 얻은 윤 의원이 40.4%를 얻은 남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2위와의 표차는 171표차로 전국 지역구 가운데 가장 적었다.

유씨는 진정서와 고소장을 써준 대가로 윤 의원과 보좌관한테서 건설현장 식당 수주 약속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유씨는 “롯데건설에서 시공하는 건설 현장 식당이라든가 큰 현장이 있습니다. 그런 걸 자기가 도와주겠다고 구체적으로 말씀을 하셨다“고 말했다.

현재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유씨와 유씨 아들 윤 의원 보좌관 조모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윤 의원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다만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을 내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윤 의원은 “악의적인 편집으로 심각한 오류와 왜곡이 있어 정정 보도를 강력히 요구한다”며 KBS에 항의하는 한편 유씨 측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 유상봉이 경찰 조사에서 진술한 내용과 악의적 주장만 일방적으로 나열하고 의원실 보좌관에 대한 인터뷰는 삭제함으로써 마치 ‘유상봉’을 공익적 제보자로 둔갑시켜 윤상현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은 물론 비난과 비방에 주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유상봉의 일방적인 주장이 정도를 넘어섰고, 악의적 편집으로 사건의 본질을 왜곡한 KBS는 공영방송의 기능과 역할을 스스로 저버렸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유상봉을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즉각 검찰에 고소하고, KBS 보도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에 나설 것임을 밝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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