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의 힘이란 게 이렇다. 특이한 이름은 대게 특별하고, 특별한 이름은 기억에 쉽게 새겨진다. 기업이 브랜드와 상품 작명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경쟁이 격화한 편의점 가정간편식(HMR) 시장에서 상품명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CU가 내놓은 ‘한끼 뚝딱 하새우’가 특이하고 특별한 이유다.
◇ 촘촘히 박힌 새우살
CU가 지난달 출시한 ‘새우 시리즈’는 도시락, 햄버거, 샌드위치, 김밥, 컵밥 등 5개다. CU는 ‘네 멋대로 지어라’라는 공모전을 통해 상품명을 지었다. 치열한 경쟁 끝에 보통이 아니새우(도시락), 유부 위에 나 있새우(김밥), 세.젤.맛 새우(샌드위치), 한끼 뚝딱 하새우(컵밥), 날 가지새우(햄버거)가 각각 1위에 선정됐다. 우승자는 50만원 상당의 여행상품권을 챙겨갔다고 한다. 부럽고 부유한 작명 센스다.
3일 ‘한끼 뚝딱 하새우’를 구매했다. ‘한끼 뚝딱 하새우는 도시락 중에서 용량이 적은 ‘컵밥’이다. ‘내가 이렇게 많은 걸 담았어!’라고 외치는 편의점 도시락 가판대에서, ‘한끼 뚝딱 하새우’는 단출한 외형을 자랑한다. 180cm 훌쩍 넘는 장정들 사이에 낀 155cm 단신 같다. 용량은 185g이다. 가볍게 한 끼 때우기 좋지만 거하게 식사하기에는 용량이 다소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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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가 주연이지만 조연의 면면도 준수하다. 곳곳에 박힌 계란과 다진 햄과 양파, 그리고 파슬리 가루가 먹기 좋은 비주얼을 완성한다. 굴과 바지락이 함유됐다고 하는데, 이 두 재료의 맛은 실종됐다. 비린내를 두려워하는 ‘조개 포비아족(族)’은 안심해도 좋다.
◇ 맛은 ‘가볍지 않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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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면 이름과 사이즈는 귀엽지만, 맛은 귀엽지 않다. 이름은 아이유인데, 맛은 최민수란 얘기다. 삼삼한 새우의 맛을 원한다면, 양념을 살짝 덜어내도 좋다. 집에 치즈가루가 있다면 뿌려먹는 것도 방법. 가격은 2500원이다.
<박 기자의 ‘개인취향’ 평가>
- 맛 : ★★★
- 가성비 : ★★★
- 재구매의사 : ★★★
- 총평 : 겸손해야 한다. 도시락 먹다가 땀띠나고 싶지 않으면, 귀여운 이름에 속아 자만하지 말자. 3000원으로 한끼 때우기에는 괜찮은 가성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