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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시장 열렸다"…증권가, 건설사 줄수혜 예상

이명철 기자I 2016.04.25 09:51:31

대통령 순방 최대 200억달러 성과 예상돼
대림산업·현대건설·GS건설 등 수주 기대

이란 건설시장 (국제입찰 시장)과 한국업체 점유율 추정.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이란에서 수십조원 규모의 수주가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건설업계 전반에 감돌고 있다. 경제 제재 해제로 본격 시작될 공사 발주에 맞춰 내달 박근혜 대통령이 순방에도 나설 예정이어서 건설사들의 수혜가 점쳐진다. 증권가 역시 앞으로 쏟아질 이란 수주 소식에 맞춰 건설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하고 있다.

25일 정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내달 초 박 대통령의 이란 순방 시 성과를 낼 공사는 최대 20조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가시성과가 예상된 공사만 130억달러(약 14조8000억원)이고 현재 협의 중인 사항이 잘 마무리될 경우 200억달러(22조8000억원) 규모 공사가 양해각서(MOU) 이상의 협의를 맺을 것으로 보인다.

먼저 대림산업(000210)현대건설(000720)이 각각 69억달러, 36억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할 예정이다. 수주가 성사되면 2009년 10월 GS건설(006360)의 ‘사우스파가스 플랜트 6~8단계 탈황·유황 회수설비 공사(14억달러)’ 이후 처음이다. GS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대우(047050) 등도 수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규모가 너무 크지 않거나 투자 당위성이 큰 인프라 진행이 우선돼 정식계약을 거쳐 빠르면 연말 착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수주 규모는 당초 예상보다도 크고 이르다는 것이 증권가 시각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0년까지 총 1850억달러 이상 투자 계획을 밝인 이란은 재원이 부족해 대부분 구매·설계·시공(EPC)에 금융을 더하는 방식에 수의계약 형태로 발주할 것”이라며 “현재 파악되는 수준은 대부분 본 계약 이전으로 수주 확정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저유가로 부진했던 해외 신규수주의 돌파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경제 제재 조치로 그동안 진출이 어려웠던 이란은 세계에서 얼마 남지 않은 유망시장으로 꼽힌다. 고등교육 비율이 높은 인구 8000만명(평균연령 29.5세)의 거대시장이자 자원대국이 제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원유의 황함유량이 높고 여전히 가솔린을 수입하고 있어 인프라와 정유·오일·가스의 현대화 수요가 높다.

각국 국빈들의 방문도 이어진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 1월 이란을 방문했고 아베총리는 일본 총리로는 38년만에 하반기 이란을 찾을 예정이다. 사이펨과 치요다는 올해 초 정유 업그레이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가장 먼저 국가 주석이 이란을 방문해 공략에 나섰지만 기술력은 단순 인프라 외 취약점이 많고 일본은 자금이 풍부하지만 엔고와 엔지니어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며 “한국 EPC는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적절한 포지셔닝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란 진출을 위한 펀딩의 계약 시점이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을 준용해 수출금융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말 정부는 이란 병원에 50억달러의 금융지원을 결정했다. 건설사들의 수주 규모도 관심사다. 한국투자증권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대림산업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각 2조원 내외, 현대건설은 8억달러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각사 해외수주 목표의 10~40% 수준이다.

박용희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선행지표인 유가·원자재가 상승 구간이고 이란을 포함한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 국면이어서 저가 수주에서 벗어날 것”이라며 “해외 건설주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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