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금속스텐트(bare metal stent, BMS)는 비흡수성 금속소재로 제작되어 스텐트 삽입술 후 혈관 평활근세포의 증식에 의한 재협착의 부작용을 보였다. 이후 약물이 코팅된 약물방출 스텐트가 개발돼 재협착은 기존 금속 스텐트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으나, 약물방출 스텐트 표면에 코팅된 고분자와 약물로 인해 수년 후혈액이 응고되는 후기 혈전증 문제가 새롭게 제기됐다. 따라서 금속 스텐트와 약물방출 스텐트의 문제점을 모두 해결한 이상적인 스텐트는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일반적으로 스텐트 이식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코팅된 생분해성 고분자가 분해되면서 분해산물인 산성 단량체(작은 단위체)가 생성되는데, 이로 인해 pH가 산성화되면서 혈관 주변 조직세포의 괴사가 일어나고 그 결과 염증이 발생해 재협착이 가속화된다.
KIST 한동근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혈관 내 염증을 현저히 억제해 재협착을 방지하는 심근경색 치료용 차세대 관상동맥 약물방출 스텐트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제산제나 연하제 등에 이용되고 있는 염기성 수산화마그네슘 세라믹입자[Mg(OH)2]의 pH 중화 효과에 주목했다. 염기성 수산화마그네슘 세라믹 입자를 첨가했을 경우, 산성화된 혈관 내 환경의 pH가 중화되고, 조직세포가 그대로 생존해 괴사를 막아 염증을 억제함을 밝혀냈다. 기존에 염증억제를 위한 대표적인 약물인 ‘덱사메타손’을 첨가한 스텐트가 연구됐지만 약물의 심한 부작용으로 인해 상품화되지 못했다.
대조적으로 생체적합성 세라믹 입자는 인체에 무해하고, 약물과 다르게 생체 내에서 분해돼 오히려 이로운 마그네슘 이온이 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이러한 기능을 가진 수산화마그네슘 세라믹입자의 표면을 항염증 효과를 지닌 지방산과 생분해성 고분자로 개질함으로써 pH 중화뿐만 아니라 코팅 매트릭스 고분자의 기계적 물성 개선에도 효과를 보이는 수산화마그네슘 비약물 나노입자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개발된 비 약물 나노입자가 함유된 약물방출 스텐트의 염증 억제 및 혈관 내 재협착 방지 효과를 생체 내 검증하기 위해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정명호 교수팀과 공동 연구하여 돼지를 이용한 동물실험을 실시했다. 그 결과, 기존 스텐트에
비해 염증이 90%이상 감소했고, 이로 인해 협착률도 3배 이상 감소했다. 개발된 염증억제 기술은 스텐트뿐만 아니라 생분해성 고분자를 이용한 거의 모든 의료용 이식소재에 확대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협심증 및 심근경색 환자의 심장 관상동맥이 막히거나 좁아졌을 때 시술하는 약물방출 스텐트 삽입술은 2014년 국내 기준 약
3000억원 이상에 육박하는 시술이 시행됐다. 국내 관상동맥용 스텐트 시장의 성장률은 식생활의 서구화 및 고지혈증과 같은 심장 질환의 증가로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따라서 스텐트 원천기술 확보 및 개발은 노령화 사회에 대응하는 미래첨단융합기술로 발전할 전망이다.
스텐트 제품의 경우 다국적 기업의 기술 및 상품 수입에 따른 기술의 종속화 이전에 차세대 핵심 기술이 확보되면 이를 통해 국제 경쟁에서 우위 선점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2015년 현재 혈관 스텐트의 세계 시장은 연간 10조원, 국내 시장은 4,000억원으로 추정되지만 스텐트는 우리나라 수입 의료용품 중 그간 1위 품목으로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고, 국산화를 위한 지속적인 원천기술 개발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약물방출제어 나노표면 스텐트는 차세대 미래형 스텐트 국산화 및 실용화에 크게 기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관상동맥용 약물방출 스텐트 개발에 관한 미래창조과학부의 미래유망 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으로 진행됐다. 사업 수행기간 중 염증억제 기술을 포함한 원천 핵심기술을 연구·개발해 다수의 국내외 특허등록을 받았으며, Small(IF=8.368) 등 국제 저명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바 있다.
또한 이번 연구 결과는 ‘심장 관상동맥용 약물방출 스텐트 표면개질’ 기술로 2015년 ㈜바이오알파(유현승 대표)에 기술 이전해 고성능 나노표면 제어 차세대 약물방출 스텐트의 실용화 및 국산화가 진행 중이다. 향후 추가 전임상 동물실험 및 임상실험은 전남대학교 심장센터와 진행할 예정이며, 이 기술은 앞으로 2년 이내에 상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