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코스피가 상승 출발했지만 곧 하락세로 돌아섰다. 25일 새벽 극적으로 타결된 남북 협상이 호재로 잠시 작용했지만 글로벌 증시 하락과 외국인 순매도세를 이기지 못하고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25일 오전 9시20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7.01포인트, 0.93% 빠진 1812.80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대비 11.13포인트 상승한 1840.94에 출발했지만 5분 후 곧 내림세로 돌아섰다. 지난 24일에는 46.26포인트, 2.47% 내린 1829.81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820선까지 내려간 것은 지난 2013년 7월10일(1824.16) 이후 처음이었다.
우선 25일 새벽 남북이 43시간 마라톤 협상 끝에 합의를 끌어낸 것이 장초반 잠시 호재로 작용했다. 남북 고위급 접촉 결과 북한은 지난 4일 발생한 지뢰폭발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으며, 우리 정부도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기로 했다. 또 다음달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행사도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코스피는 전일 급락한 글로벌 증시 영향을 벗어나지 못하고 이내 하락했다. 24일 중국 증시가 2007년 이후 8년여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이 세계 증시에 악재였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5%(297.83포인트) 폭락한 3209.91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9% 추락하며 3200선 마저 붕괴했고, 800개 이상의 종목이 하루 변동제한폭인 10%까지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뉴욕 증시도 폭락했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88.47포인트, 3.58% 하락한 1만5871.28을 기록했다. 다우지수는 개장 직후 약 6분 만에 1089포인트 급락한 뒤 장중 등락을 반복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3.94% 내린 1893.21, 나스닥 종합지수는 3.82% 밀린 4526.25를 나타냈다.
유럽 증시도 중국 증시 폭락에 일제히 하락했다. 범유럽권 지수인 Stoxx 유럽 6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5.33% 하락한 342.01을 기록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14거래일째 순매도를 하면서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다. 외국인은 1059억원은 팔아치우고 있으며 개인은 1021억원, 기관은 13억원 순매수하고 있다. 프로그램매매는 차익과 비차익을 합쳐 717억원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세다. 통신업(1.85%), 서비스업(1.82%), 건설업(1.53%), 섬유의복(1.36%), 금융업(1.33%), 음식료품(1.25%), 철강및금속(1.00%) 등은 1% 넘게 떨어지고 있다. 의료정밀만 0.17% 상승하고 있다.
시가총액 10위 종목은 대부분이 약세다. 삼성전자(005930)는 0.93%, SK텔레콤(017670)은 2.02%, 아모레퍼시픽(090430)은 1.79%, 삼성생명(032830)은 1.86%, 신한지주(055550)는 2.73%, 현대모비스(012330)는 1.29% 빠지고 있다. 반면 현대차(005380)는 0.70%, 한국전력(015760)은 0.31%, SK하이닉스(000660)는 1.13% 오르고 있다.
남북 고위급 협상 타결 소식에 남북경협주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상선(011200)은 18.28%, 현대엘리베이터(017800)는 4.39%, 현대건설(000720)은 1.48%, 남해화학(025860)은 5.82% 오르고 있다.
국제유가 하락에 정유주는 동반 약세다. SK이노베이션(096770)은 1.21%, GS(078930)는 1.79%, 에쓰오일(S-OIL(010950))은 1.85% 내리고 있다.
같은 시간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4.20포인트, 0.68% 상승한 617.53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