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중소기업인 A 철강업체의 노 모 이사는 AI 도입 여부에 관해 묻자 한숨을 쉬며 이같이 대답했다. A 업체는 압연 공정에서 품질검사시 AI 카메라를 도입해보려 시도했지만 카메라에 맞춰 설비 위치나 성능, 규격을 고치는 과정에서 적잖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노 이사는 “결국에는 비용 부담이 커 중단하기도 했지만 카메라 앞에서 제품을 잠시 정지시켜야만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이로 인한 생산성 저하도 고려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철강 대기업인 포스코는 AI를 적극 도입해 공정을 개선하고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포스코는 최근 3제강공장의 쇳물 예비처리 공정 전면 자동화에 성공했다. 이는 전로에서 나온 쇳물에서 유황 성분을 제거하고 불순물인 슬래그를 제거하는 제강 공정의 시작점으로, 이번 기술 도입을 통해 품질을 균일화했다. 조업시간을 3% 축소했으며 실수율(實收率)은 2% 올렸다. 포스코는 딥러닝 AI 기술을 접목한 AI 영상인식 시스템을 개발, 쇳물 상태를 감지하고 슬래그 양과 위치를 파악해 AI가 최적의 경로를 판단할 수 있는 과정까지 구현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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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관계자는 “광양제철소에서는 제강부 슬라브 정정공장 통행로 내에 라이다 센서 기반 차단기와 AI 기반 CCTV를 설치해 작업자 안전을 강화했다”며 “축적된 현장 경험과 노하우에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생산공정에 접목하고 최적의 생산현장을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AI 도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자본과 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중소기업과 대기업간 AI 활용 격차가 날로 커지고 있다. AI·클라우드 기업 메가존클라우드가 대·중기 IT 담당자 74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5년 국내기업 생성형 AI 활용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종업원 1000명 이상 대기업의 경우 전사적으로 생성형AI를 활용하고 있다는 응답이 35.1%로 나타났으나 중소·중견기업은 15% 내외에 그쳤다. 일부 부서에서 활용하고 있거나 현재 구현 중이라는 응답까지 합할 경우 대기업의 생성형 AI 활용은 90%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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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AI 도입 또는 활용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 단위의 연구개발(R&D) 지원 방식을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선 명지대 경영대 교수는 “앵커기업(중견·대기업)과 혁신 중소기업, 대학 및 연구소가 결합된 컨소시엄 형태 지원을 만들어 그 안에서 실시간으로 매칭하고 지원해야 한다”며 “동시에 중소기업이 거대 플랫폼이나 서비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축적된 가치 있는 데이터를 지킬 수 있도록 정부가 중소기업 데이터 주권 보호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