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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콩쿠르 측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루아르 지방의 고성 ‘샤토 드 라 페르테 앙보’에서 열린 조수미 국제 성악 콩쿠르에 중국의 바리톤 리지하오(22)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2위는 루마니아의 테너 제오르제 베르반, 3위는 한국인 테너 이기업(31)에게 돌아갔다.
조수미는 “이날 대회에서 입상한 성악가들에게 빅시스터처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1등 수상자에겐 5만 유로(약 7500만 원), 2등 2만 유로(약 3000만 원), 3등에는 1만 유로(약 15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번 대회엔 세계 47개국 18∼32세 성악가 500명이 지원했다. 예·본선을 거쳐 최종 결선에 오른 음악가들은 정상급 기량을 뽐내며 노래를 불렀다.
열띤 경연 끝에 3위를 차지한 이 씨는 “조수미 선생님의 첫 콩쿠르에 참여해 상을 받게 돼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사실 상을 받을 생각은 안 했고 실수하지 말고 준비한 대로만 하자는 걸 목표로 했다”고 말했다.
경희대 성악과를 나온 이 씨는 벨기에 겐트 국제오페라 아카데미, 파리 국립오페라 아카데미를 거쳤다. 2019년부터 파리에서 벨칸토 테너로 왕성히 활동 중이다.
조수미는 직접 심사위원을 맡았다. 그와 함께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와 아일랜드국립오페라의 예술 고문인 조나단 프렌드,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의 캐스팅 감독 알렉산더 갈로피니, 워너 클래식과 에라토 사장 알랭 랜서론 등이 참여했다.
2회 대회는 2년 후인 2026년에 열린다. 2026년 한불 수교 140주년을 맞는 만큼 그에 맞춰 입상자들과 함께 하는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조수미는 1년 전 자신의 이름을 건 콩쿠르 출범을 예고하면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예술가를 뽑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젊은 예술가들이 서로 교류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큰 그림을 그린 바 있다. 조수미는 “세계 곳곳에 정말 재능 있는 음악가들이 많지만, (유럽이나 미국 음악가에 비해) 아시아나 남미 쪽 음악가들에게는 좀 더 도움이 필요한 게 사실”이라며 “이 콩쿠르가 그들이 세계 클래식 음악계의 주 무대인 유럽에 성공적으로 설 수 있도록 돕는 도약대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