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이번 국회법 개정안은 국회가 사실상 정부의 시행령 등의 내용까지 관여할 수 있도록 하고 법원이 아닌 국회가 시행령 등의 법률 위반 여부를 심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행정을 국회가 일일이 간섭하겠다는 것으로 과거 정부에서도 통과시키지 못한 개정안을 다시 시도하는 저의를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여당 원내사령탑도 경제살리기에 어떤 국회의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 가는 부분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2015년 6월 25일 국무회의 발언)
2015년 6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은 상위법률을 넘어서는 정부 시행령에 대한 국회 수정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른바 `하극상 시행령 방지법`이라 불렸다. 그러나 당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야당과 합의한 이 개정안에 박근혜 대통령은 ‘행정부의 권한을 심각히 침해한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야당뿐 아니라 야당과 합의한 유승민 원내대표에도 ‘배신의 정치’라는 강한 어조로 화살을 쏘았고 결국 두 사람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새삼 2년 전 박 전 대통령 발언과 국회법 거부권 행사가 화제가 되는 것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보여주고 있는 광폭 행보 때문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아직 국회에서 정책기조를 뒷받침할 법안 논의가 본격화하지 않았고 인사청문회 이후 정국흐름도 안갯속이다. 집권여당이 과반을 넘지 않고 국회선진화법상 법안 처리의 관건 의석인 180석은 국민의당과 정의당을 합쳐도 모자란다. 여러모로 빠른 속도의 법안 처리를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정부에게는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손댈 수 있는 시행령 개정 카드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대표공약들도 이러한 상황을 예견한 듯 국회 논의와 의결이 필수적인 법 개정 사안보다 정부 부처가 시행령 개정으로 신속히 추진할 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배치했다.
대표적으로 새 정부는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위한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을 개정키로 했고,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고용노동부이 ‘주68시간’ 행정해석 폐기 같은 내용도 국회 의결이 필요 없는 사항이다.
새 정부의 대기업정책 가운데 가장 빨리 체감할 것으로 보이는 일감몰아주기도 마찬가지다. 현재 정치권이나 공정거래위원회가 언급하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내용 중 상당수는 정부가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고치면 가능한 내용이다. 대표적인 시행령 사안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따질 때 1차 기준인 총수일가 지분율. 현재 공정거래법은 시행령에 지분율 요건을 정하도록 위임했고 시행령은 상장회사 30%, 비상장회사 20%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상장회사도 비상장회사로 동일하게 20%로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다. 국회에도 관련 법안이 올라와 있지만 국회 논의가 지지부진하면 정부가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총수일가 지분율 합계가 30%가 넘고 가격(정상가와 7% 이상 차이)·거래금액(상품·용역거래 200억원 이상)을 충족하더라도 △효율성 △보안성 △긴급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예외를 적용해 규제하지 않는다. 이러한 각종 예외 탓에 규제대상에서 빠지는 곳이 많다는 지적도 나오는데 예외사항을 손질하는 권한 역시 시행령 사안, 즉 정부의 판단 영역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와 관련,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할 수 있는 영역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점을 인식한 발언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나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같은 정책은 지난 대선기간 각 진영을 초월한 공통공약이어서 정부가 시행령 개정에 나서는 것을 ‘하극상 시행령’으로 보긴 어렵다. 하지만 정국 흐름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새 정부는 주무부처의 판단 영역에 따라 행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을 우선 찾기 마련이다.
새 정부의 행정적 판단 영역을 넓혀준 것은 역설적으로 옛 측근에게 ‘배신의 정치’란 멍에를 씌우면서 시행령 수정 권한을 국회에 주지않은 박근혜 전 대통령인 셈이다.


!['최태원 동거인' 김희영의 딸과의 데이트 드레스[누구템]](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0900261t.jpg)


![기러기 남편의 갑작스러운 이혼 요구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양친소]](https://image.edaily.co.kr/images/vision/files/NP/S/2026/05/PS26050900157t.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