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포스코(005490)가 "우리는 한가족"이라고 외칠 수록 어색해 하는 계열사가 있다. 주인공은 바로 대우인터내셔널. 사명 앞에 `포스코`를 붙이는 브랜드 통합 정책이나 계열사들의 송도 이전, 모두 대우인터 입맛에 맞지 않는 과제다.
20일 포스코 등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번 조직개편에서 계열사들의 경영 건전성을 강화하는 목적의 경영진단실을 신설했다. 위기 관리를 담당하며 지난해 신설된 ERM그룹과 인재혁신실의 프로세스 진단 그룹 등이 합쳐지면서 만들어진 조직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계열사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영지원부문에서는 패밀리연수원설립추진반이 만들어졌다. 패밀리 교육 기능 등을 맡을 예정. 이 또한 포스코패밀리 정책 강화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이보다 앞서 계열사들의 사명 앞에 포스코를 붙이고, 브랜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대우엔지니어링이 포스코엔지니어링으로 사명을 바꿨고 포스틸이 포스코P&S로, 삼정피앤에이가 포스코엠텍으로 간판을 바꿨다. 포스데이타와 포스콘은 합병 후 포스코ICT로 바꾸는 등 사명 앞이 `포스`였던 계열사들이 대부분 포스코로 이름을 변경했다.
그런데 포스코의 가장 큰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047050)은 이 같은 분위기에 염려하는 분위기다. 대우의 자존심이 남아 있는 조직이기 때문.
대우인터는 `대우`라는 브랜드가 아직 해외시장에서 통하고 대우 상표권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사명 변경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언제까지 이런 상황이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송도 이전이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2010년 5월 송도에 완공한 신사옥(일명 쌍둥이 빌딩)은 건물 한동의 임차인이 2년째 구해지지 않고 있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이 입주하면서 숨통은 트였지만 포스코건설과 인천시는 대우인터의 입주를 바라는 눈치다.
현재 대우인터는 서울역 앞 연세빌딩 5개층을 빌려 쓰고 있다. 포스코 내부에선 "우리 공간이 텅텅 비는데 뭐하러 세살이를 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임대기간이 곧 종료(6월)되는데, 아직까지 연장 논의가 나오지 않는 것으로 보아 송도 이전이 임박했을 것이란 소문이 대우인터에서 돌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송도로 이전한다고 하면 후폭풍이 만만찮을 것"이라며 "경영진이 `간보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종합상사 업체도 "대우인터가 송도로 이전할 것이란 소문이 많으며, 이를 우수 인력 영입하기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대우인터의 이동희 부회장은 "송도 이전은 없을 것이며 사명 변경도 안한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혀 왔다. 하지만 대우인터 내부의 흉흉한 분위기는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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