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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지속적 유상감자 실시"..내년 상반기 유력

윤진섭 기자I 2007.08.24 13:34:38

유상감자 통해 주가부양..투자자 수익률 맞추기 배경
대우건설 "주주가치 지속적 제고" 시사

[이데일리 윤진섭기자] 대우건설(047040)이 유상감자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24일 대우건설 관계자는 "총 4614억원의 유상감자를 단행한데 이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유상감자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업계에선 내년 상반기 중 추가 유상감자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앞서 대우건설은 24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총 4614억원을 투입해 자본금의 4% 규모의 주식을 사들여 소각, 자본금 감소키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 주식은 감자 후 3억2571만8836주로 줄어들고, 총 1조6964억원에 달하는 자본금은 1조6286억원으로 낮아지게 됐다.

대우건설의 유상감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인수할 당시부터 예고된 사안이며 올 3월 금호아시아나그룹 투자설명회에서 최초 언급돼, 가시화됐었다.

◇ 대우건설 4614억원 투입해 유상감자

대우건설이 유상감자를 실시한 데는 회사 규모나 실적에 비해 자본금이 많아 주가를 끌어올리기엔 너무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의 유상감자 전 자본금은 1조6994억원으로 다른 대형 건설사 자본금의 2배 가량이다.

오남수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본부장도 지난 3월 6일 그룹 투자설명회에서 “대우건설이 주주들에게 이익을 제대로 분배하지 못하는 것은 자본금이 1조6000억원이 넘어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너무 부담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었다.

오 사장은 "대우건설은 우리가 인수합병을 하면서 주가가 2만원대까지 근접했지만 더 이상 오르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결국 감자나 이익소각 등을 통해 자본금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해야한다"고 밝혔었다.

결과적으로 대우건설의 이번 유상감자는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주 목적이 있는 셈이다.
 
◇ 금호아시아나그룹 재무적 투자자 수익률 맞추기..주가부양 불가피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펼친 데는 인수당시 재무적 투자자에게 약속했던 수익률을 맞춰주기 위한 부분도 이유로 꼽힌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우건설을 인수할 당시 재무적 투자자에게 배당금 등을 통해 향후 3년간 매년 복리 9%의 수익률을 보장했다.

이를 맞추기 위해선 주당 3만3000원~3만4000원 선으로 주가가 올라줘야 했고, 결국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유상감자를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선 것이다.

대우건설은 유상감자를 위해 대우센터빌딩을 모건스탠리 부동산펀드에 9600억원에 매각했다. 2000억원에 달하는 세금을 제외하면 대우건설에 들어오는 돈은 7600억원이다.

유상감자에 투입된 4614억원을 제외하고 3000억원 가량 여유자금이 있다. 지속적인 유상감자가 예고되는 데도 여유자금 때문이다.

최나영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간이 흐를수록 대우건설 주가 움직임의 불확실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내년초에 대우건설 주가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추가적인 유상감자나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또 최 애널리스트는 “대우건설 지분을 보유한 금호그룹 계열사들도 현금이 유입되므로 그룹의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우건설이 자사주 매입소각보다 유상감자를 선택한 데는 보유 지분율에 비례해 주주들에게 현금 보상을 해줄 수 있어 올해 연말까지 지분 전량이 락업(lock-up)에 걸려있는 재무적 투자자들도 여타 주주들과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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