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잇단 시장조성..증권사 기업금융부 곤혹

이의철 기자I 2000.07.25 17:40:55
기업들의 코스닥 등록업무를 대행해주는 증권사 기업금융부가 최근 잇따르는 시장조성으로 "시장조성 괴담"에 시달리고 있다. 기업들의 코스닥 등록업무를 담당하기 때문에 코스닥이 활황을 보일땐 "노른자위"로 인식됐던 기업금융부가 최근 신규등록종목들에 대한 잇따른 시장조성으로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25일 전신전자와 한원마이크로시스템 삼아약품 델타정보통신 등 4개사 시장조성에 들어간 데 이어 26일부터 인네트와 한국하이네트가 시장조성에 들어간다. 이에 앞서 창민테크 쎄라텍 중앙소프트웨어 등도 시장조성중이다. 이번달 들어 줄잡아 10여곳의 증권사가 등록 주간사를 맡았던 종목들에 대해 시장조성에 들어간 상태다. 증권사로서는 시장조성에 들어가는 자금부담도 만만치 않은데다 "시장조성"과 같은 불명예로 증권사의 이미지마저 훼손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인네트의 시장조성을 맡은 신영증권은 이번 시장조성으로 대략 1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영은 델타정보통신에 이어 인네트까지 시장조성을 하게 돼 이중의 부담을 지게 됐다. 한국하이네트의 주간사였던 대신증권도 한국하이네트의 시장매입가격을 대략 5000원으로 잡았을 때 공모물량의 절반인 140만주를 사들이기 위해선 줄잡아 70억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밖에 삼아약품에 대한 시장조성을 하고 있는 대우증권이 3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것을 비롯해 하나증권 LG증권 등 시장조성을 맡은 증권사들이 필요로 하는 자금규모는 각각 30억원에서 최고 1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들 증권사들이 시장조성에 들어갔다고 해서 해당 종목으로 모두 손해를 보는 것은 아니다. 시장조성에 들어간 종목의 주가가 나중에 오르면 평가차익을 올릴 수도 있다. 실제 한신평정보에 대해 시장조성에 나섰던 LG투자증권은 이를 통해 수십억원의 평가익을 거두기도 했었다. 단 시장조성을 통해 매입한 주식에 대해선 3개월 이내에 되팔지 못하도록 돼 있어 자금이 묶인다는 단점은 있다. S증권 기업금융부 한 관계자는 "주가가 떨어져 시장조성을 받는 종목중엔 최근 신규등록종목들의 전반적인 하락세와 관련해 과도하게 떨어진 종목들이 적지 않다"며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기업금융부 직원들은 내일은 또 어떤 기업들이 시장조성에 들어가느냐로 하루하루를 초조하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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