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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李의 환단고기 언급, 동의·검토 지시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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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서 기자I 2025.12.14 15:57:30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 14일 브리핑
환단고기 논쟁 질문에 “역사관 수립 책임 강조한 취지”
야권 비판 잇따르자 대통령실 “논란 짚는 과정” 해명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대통령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2일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 ‘환단고기’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의 관련 발언은 이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김남준 대변인이 1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1~2일 차 정부 부처 업무보고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14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전하며 “국가의 역사관을 수립해야 하는 책임 있는 사람들은 그 역할을 다해주면 좋겠다는 취지의 질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역사 교육과 관련해, 무슨 ‘환빠 논쟁’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환빠 논쟁은 주류 역사학계에서 위서로 규정하는 역사서인 환단고기의 내용을 신봉하며, 한국 고대사를 근거 없이 과도하게 확장 해석하는 집단과 기존 역사학계 간의 대립을 의미한다.

박 이사장이 모른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환단고기를 주장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을 보고 비하해서 환빠라고 부르잖느냐”며 “고대 역사 부분에 대한 연구를 놓고 지금 다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박 이사장은 “소위 재야사학자들보다 전문 연구자들의 주장이 훨씬 설득력이 있기에 저희는 그 의견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의 후속 질문에 “역사는 사료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문헌 사료를 저희는 중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결국 역사를 어떤 시각에서, 어떤 입장에서 볼지 근본적인 입장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며 “고민거리”라고 말하며 이날 대화는 마무리됐다.

이후 야권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의 환단고기 언급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4일 “환단고기를 관점의 차이라고 하는 건 백설공주가 실존 인물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환단고기는 역사학계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누군가 조작한 위서라고 결론 난 지 오래”라며 “그런데 갑자기 대통령이 역사 업무를 담당하는 동북아역사재단에 ‘환단고기 논쟁은 관점 차이일 뿐이니 대응하라’고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역사를 어떤 시각과 입장에서 볼지가 중요하고, 그 가운데 입장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결론이었다”며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논란을 인지하는지, 역사관을 어떻게 수립할 것이냐의 질문 과정 중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친일에 협력한 이들의 주장, 위안부는 자발적이었다는 주장, 독도는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예로 들며, 마찬가지로 그 주장이 어느 문헌에 나오는지와 어느 전문 연구자가 주장하는지 물을 수 있다고 했다.

김 대변인은 “논란이 벌어진다면 짚고 넘어가야 하고, 역사관을 연구하는 곳이라면 명확한 입장이 있는 게 맞다고 보는 것”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짚고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지금까지 문제를 회피하는 방식으로 특정 사안을 해결해온 분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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