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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北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키로
이종섭 국방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대신은 지난 3일 샹그릴라 대화를 계기로 3국 국방장관회담을 열었다. 이번 회의에서 3국 장관은 북한의 무력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3자 훈련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인도·태평양지역의 공동 안보도전 대응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지난해 무인기를 동원해 우리나라 영공을 침범하는 등 `선을 넘은` 무력 시위에 나섰던 북한은 최근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나서면서 한반도를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 이에 3국 장관은 북한미사일에 대한 각국의 탐지·평가 역량을 증진하기 위해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메커니즘`을 올해 안에 가동하기로 했다.
현재 한미는 한국군 작전통제소(KTMO-CELL)와 주한미군 작전통제소(TMO-CELL)를 통해 실시간으로 경보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주일미군과 일본 자위대도 실시간 정보 공유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다만 한국군과 일본 자위대 간에는 이런 체계가 구축돼 있지 않다. 이에 2014년 체결한 한미일 정보공유협정(TISA)에 따라, 한국이나 일본이 수집한 북한 핵·미사일 정보는 미 국방부를 거쳐 공유된다.
이번 합의로 실시간 경보정보 공유 체계의 허브 역할은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 산하 하와이 연동통제소가 맡기로 했다. 하와이 연동통제소가 주한미군의 TMO-CELL과 주일미군의 C4I(지휘통제시스템)를 연결, 한미일이 실시간 정보 공유망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물론 한미일이 공유하는 정보는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로만 제한된다. 경보정보에는 북한 미사일의 발사 추정지점, 비행 궤적, 예상 탄착지점 총 3가지가 있다.
이외에도 3국은 2018년 이후 중단된 한미일 해양차단훈련과 대해적훈련을 재개하고, 3국간 해상 미사일 방어훈련과 대잠전훈련은 정례화한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
◇3년 6개월 만에 만난 한일…`초계기 갈등` 재발 방지책 마련
샹그릴라 대화 마지막 날인 4일 이 장관은 하마다 대신과의 회담을 통해 양국 간 현안 중 하나인 `초계기 갈등`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일 국방장관회담은 2019년 11월 당시 정경두 장관과 고노 다로 방위상 간 만남 이후 약 3년 6개월 만이다. 이 장관은 회담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초계기 갈등에 대해 “(양측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실무협의부터 시작해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18년 12월 동해에서 조난 당한 북한 어선을 수색하던 해군 광개토대왕함이 함정 근처로 날아온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일본 측이 주장하면서 초계기 갈등은 시작됐다. 일본 측은 초계기 내부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증거로 제시했고, 우리나라는 레이더 조사는 없었고 오히려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 근처에서 저공 위협 비행을 했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갈등 여파로 양국 국방 당국 간 교류도 중단됐었다.
아울러 양국은 북한의 위성 명목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행위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억제 및 대응을 위해 한일·한미일 안보협력을 더욱 진전시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