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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번째 한강대교가 될 해당 교량은 도로공사가 지난 2016년 착공한 세종~포천 고속도로 중 구리~안성 구간으로 총 1725m의 왕복 6차선 규모로 올 연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아직 이 대교의 이름을 정하지 못한 것은 강동구와 구리시가 한 치의 양보 없는 ‘명칭 쟁탈전’을 펴고 있어서다.
강동구가 ‘고덕대교’라고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는 ‘구리대교’나 ‘구리고덕대교’ 등의 명칭은 1.5㎞ 이내 위치한 ‘구리암사대교’와 중복돼 이용자의 혼선을 가져올 수 있단 것이다.
이와 더불어 고덕강일 공공주택지구개발사업에서 세종~포천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광역교통개선대책 분담금을 531억 6000만원을 납부해 국가 시책에 협조한 점, 고속도로가 고덕동 주택가 중심부를 관통해 공사 기간 주민이 소음과 먼지, 교통 혼잡 등 피해와 불편을 감수한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강동구아파트협의회는 총 9675명의 주민 동의를 받아 고덕대교 명칭에 찬성하는 청원을 서울시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반면 구리시는 시·도 간 경계, 형평성 문제 등을 근거로 들며 ‘구리대교’로 정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구리시는 국토지리원이 정한 시·도 간 경계상 교량의 87% 이상이 구리시에 속하고 있어 구리대교가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구리시는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한강 교량 명칭이 이미 강동구 명칭을 딴 ‘강동대교’로 정해져 있는데 33번째 한강대교와 1㎞도 떨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도 구리시 지역명을 넣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측의 주장이 좁혀지지 않자 해당 안건은 국토부의 국가지명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도로공사 관계자는 “국토부 국가지명위원회가 올 하반기 중으로 개최될 것으로 보이는데 새 한강대교의 명칭도 그때 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강대교 명칭을 둔 지자체 간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구리시와 강동구는 2014년 개통한 ‘구리암사대교’ 명칭을 정할 때도 맞부딪힌 적이 있다. 이곳뿐만 아니라 2009년 개통된 미사대교 명칭을 정할 당시에도 남양주시는 ‘덕소대교’를, 하남시는 ‘미사대교’로 정하자며 갈등한 바 있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지자체끼리 한강대교, 역 이름 등을 두고 갈등을 일으키는 것은 단순히 명칭 때문이 아니고 땅값, 아파트 가치와 직결되기 때문이다”며 “두 개의 지역명이 모두 들어가는 절충안은 양쪽 다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