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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사랑기부제는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 대응책으로 올해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개인이 고향이나 학업, 근무, 여행 등으로 인연을 맺은 지역에 기부하면 금액에 따라 일정 비율의 세액공제와 답례품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기부 상한액은 1인당 연간 500만원이며 지역에선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기부자에게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다.
송나영 한일관광교류연구소(KOJAT) 연구부장은 지난 10일 열린 관광정책연구학회 주최 관광정책포럼에서 “고향사랑기부제를 지역 관광경제 활성화 효과로 이어지게 하려면 특산품 위주의 답례품을 지역 체험형 상품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고향사랑기부제 도입 취지이자 목적인 관계인구 증대 효과를 누리려면 기부 참가자의 지역 방문을 유도하는 전략과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포럼 주제발표를 맡은 송 부장은 올해로 15년차를 맞은 일본의 고향세 제도를 비교 분석하며 고향사랑기부제를 활용한 지역관광 활성화 방안으로 유통 채널 확대, 지자체 연계 공동 관광상품 개발 등을 제안했다. 특히 관광상품 개발, 유통 등에 있어서 지역 관광기업 등 민간의 역할과 참여를 확대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상품성을 갖춘 매력적인 관광상품 확보를 위해 지역 여행사, 관광벤처 등 민간 부문의 상품 개발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며 “고향사랑기부제 참여 등 제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 플랫폼에 민간 운영 플랫폼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유통 채널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포럼은 오후 7시부터 성수동 여행카페 트립북앤스페이스에서 ‘고향사랑기부제의 도입과 지역관광 활성화 연계 방안’을 주제로 열렸다. 포럼에는 송나영 부장을 비롯해 심원섭 목포대 교수, 야시모토 아츠코 일본 오사카관광대 박사, 서울 용산구의원 출신 고진숙 박사, 김경희 전 한국관광공사 전문위원이 패널로 참여했다.
기부자가 보다 적극적인 지역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선 기부 주체를 개인에서 법인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야시모토 아츠코 박사는 “시행 초기 저조한 참여로 사업실적이 미미했던 일본 고향세는 소득공제(2015년)를 도입하고 기부주체를 법인으로 확대(2016년)하면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며 “고향사랑기부제도 점진적으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제도와 프로그램을 추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에 나선 심원섭 교수는 “지역체험형 관광상품이 활성화되려면 사용기간을 1년 이상 길게 가져가 이용에 제약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희 전 한국관광공사 전문위원은 “일본 고향세 제도처럼 기부자가 특정 사업을 지정해 기부할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혀야 한다”며 “제도 효율성 제고와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각 지역에서 추진 중인 관광두레, 생활인구 지원사업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향사랑기부제 참가자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은 내년부터 가능해질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심사소위원회는 14일 올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 참여 시 세액을 공제하는 조세특례제헌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잠정 의결했다. 고향사랑기부제 참여자에 대한 세액공제는 당초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행정 절차가 지연되면서 지원시점이 2년 뒤로 밀렸다. 세액공제 기준은 기부금 10만원 이하는 전액, 10만원 초과분은 16.5%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