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KB부동산 월간시계열 전세가격 지수 변동률을 살펴보면 수도권 지난해 전세가격지수 변동률은 6.54%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격지수가 4.91%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꽤 높은 수준이다. 지역 가운데는 경기가 6.96%로 가장 전세하락폭이 컸다. 다만, 올해 1월 첫 주로 넘어오면서 하락폭은 다소 둔화 됐다. 하락폭은 둔화됐지만 여전히 시장은 불안정하다. 요즘 일어나고 있는 매매가와 전셋값 동시 하락은 드문 현상이다. 집을 구입하지 않는 사람들이 전세에 남게 되면 부족한 전세로 전셋값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을 꼽는다. 지난해 1.25%로 출발했던 기준금리는 11월엔 3.25%를 기록했다. 시중 주요은행 금리를 분석해 보면 전세자금대출도 작년 1분기경 3.45~4.78% 수준에서 4분기에는 5.93~7.51%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소폭 낮아진 상황이다.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최근 2년여사이 부담이 크게 증가한 전세보다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월세로 수요자들이 대거 이동하며 전셋값 하락이 이어진 셈이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 입주물량은 18만2521가구다. 지난해(17만4203가구) 대비 4.8% 증가했다. 18만가구가 넘은 것은 2020년(18만8000가구) 이후 3년만이다. 내년엔 올해보다 입주물량이 약 26.5% 줄어든 13.4만가구로 예상된다.
전세시장의 큰 변수는 금리와 입주물량이다. 앞서 언급됐듯이 단기간 금리인상으로 인한 전세대출 비용 증가로 전세수요 상당수가 월세로 전환됐다. 여기에 더해 이전 정부 때 시행됐던 계약갱신청구권의 1회 사용 물건들이 인상된 전셋값이 반영되지 않은 채 거래되면서 전셋값이 하락했다.
입주물량은 많을수록 전셋값 약세는 불가피 하다. 특히 평년보다 물량이 많은 곳들은 적어도 해당 시점은 약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분양을 받아 놓고 잔금마련 등에 어려움을 겪는 수요자들로 인해 매매시장도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전세시장이 안정화 되기 위해서는 금리 인하가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다행이 1월 들어 금융권에서 전세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움직임이 있고, 지속적인 인하가 이뤄진다면 전세시장도 변화가 가능하다. 또 월세 부담도 커진 상황이라 금리인하가 이뤄진다면 수요자들도 전세로 전환 돼 전셋값은 다시 상승 전환될 수 있다. 서울의 경우 이들 선호지역 중심의 입주가 많아 전세시장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지 않지만 입주가 몰린 인천은 금리 등 외부 요인이 급변하지 않을 경우 올 한해는 추가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 곳에 따라서는 지난해 보다 하락폭이 클 수도 있다. 경기도에서는 1만가구 이상 입주하는 양주, 화성, 수원도 불안정하기는 마찬가지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수차례 인상됐던 금리는 올해 인상 횟수, 폭은 제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전세대출 금리도 시간이 갈수록 점차 안정화 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전세쪽 수요도 조금씩 증가할 것”이라면서 “다만 여전히 갱신이 이뤄지는 전세계약들로 전셋값은 당분간 하락이 예상되며 이르면 하반기, 늦으면 입주물량이 감소하는 내년 상반기에는 전세하락이 줄고, 상승 전환하는 곳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