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현 정부의 ‘과잉 의전’에 비판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한 걸음 떨어져서 보면 이번 일은 터질 게 터진게 아닌가 싶다. 법무부의 소통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강 차관의 브리핑은 보도자료를 읽는 수준에 그쳤고, 취재진의 질의는 전혀 받지 않았다. 코로나19 방역지침상 실내에서 진행할 수 없었다면, 이같이 ‘소통’없는 브리핑을 굳이 폭우가 내리는 바깥에서 강행할 필요가 없었다는 얘기다. 결국 ‘보여주고 싶은 것’을 무리하게 보여주려다 이 사단이 났다고 할 수밖에 없다.
법무부는 최근 이같은 일방향적인 ‘보여주기식’ 브리핑을 반복해 왔다.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관련 지난 25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진행한 브리핑의 경우 서초동 법원이나 검찰에 상주하는 취재진에게 불과 30분전 통보해와 일대 혼란을 겪었다. 아프가니스탄인들이 처음 입국한 26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브리핑에선 긴박한 상황에서도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인형 선물 퍼포먼스를 취재해달라고 ‘강권’을 해와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지난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 여부로 이목이 집중됐던 8·15 광복절 가석방 관련 브리핑에서는 아예 취재진의 질의응답을 받지 않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 논란을 빚은바 있다.
이쯤되니 박 장관 전임인 추미애·박상기 전 장관 역시 각각 윤석열 전 검찰총장 징계, 검찰 과거사위원회 활동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선 질의응답 자체를 거부한 ‘전력’이 새삼 떠오른다. 법무부의 ‘소통’이란 결국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내용만 보여주는 일방통행식 선전활동에 불과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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