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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회장의 퇴진과 그룹 경영권 확보를 위해 꾸준히 지분 매집을 해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강성부 펀드), 반도건설로 이뤄진 3자연합은 이번 거래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은 이번 산업은행+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우선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당장 3자연합이 기존에 갖고 있던 한진칼 지분이 일정 부분 희석될 수 있다. 현재 한진칼의 지분 상황은 3자연합이 46.71%,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측이 41.4%를 갖고 있다. 만약 이번 거래를 통해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게 되면 산업은행은 3자연합과 조 회장에 이어 한진칼의 3대 주주로 올라서는 동시에 조 회장측 우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분률에 있어서도 조 회장측이 3자연합을 넘어서면서 지금까지와의 상황이 반전될 것으로 보인다.
3자연합은 당장 반발했다. 3자연합의 한축인 KCGI는 지난 13일에 이어 15일에도 자료를 내고 “최근 여러 언론에서 보도되고 기정사실로 되고 있는 산은의 한진칼 제3자 배정 증자에 대해 강력한 반대의 뜻을 밝힌다”고 반대의지를 분명히했다. 대신 KCGI는 한진칼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면 자신들도 증자에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KCGI는 “그런데도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강행한다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제3자 배정보다는 기존 대주주인 우리 주주연합이 책임경영의 차원에서 우선 참여하겠다”고 했다. 산은의 유상증자 참여로 지분률이 하락할 수 있는 상황을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진칼이 산은을 대상으로 한 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택할 가능성이 커 KCGI가 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3자연합이 선택할 수 방안은 두가지로 관측된다.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해 한진칼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무산시키거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3자연합측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난 기업에서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가 추진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란 논리를 펼치고 있다. 주주총회와 법적 대응을 염두에 두고 사전정지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또 경영권 분쟁을 포기하고 한진칼에서 손을 떼는 방안도 있다. 산은이 개입하게 되면 사실상 향후 경영권 분쟁에서 이기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적절한 출구전략을 찾는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3자연합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적절한 가격에 조 회장 측이나 제3의 세력에 매각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진칼의 아시아나인수는 조원태 회장에게는 그룹을 ‘메가캐리어’로 만들 수 있고 동시에 경영권 분쟁을 종식시킬 수 있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며 “반면 그동안 지분매집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여해 온 3자연합은 궁지에 몰리게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