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40대 허모씨 존속살해·사체은닉 혐의 구속
장롱 속 시신 넣은 비닐에서 허씨 지문 발견
추적 피하려 휴대폰도 껐지만…CCTV에 포착
경찰, 구속 상태로 허씨 조사 중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독립할 테니 돈을 달라.”
 | | 지난달 27일 서울 동작구 한 빌라에서 비닐에 싸인 70대 여성과 10대 남자아이의 시신이 발견됐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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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범죄를 저질러 교도소에서 복역한 허모(41) 씨는 지난해 12월 출소 후 서울 동작구 어머니의 빌라로 향했다. 70세 노모는 이혼한 그를 대신해 열두살 아들 허모 군을 홀로 돌봤다. 올해 1월, 배달 일을 하던 허씨는 독립하겠다며 어머니에게 돈을 요구했다. 두 사람의 언성이 높아졌다. 결국 허씨는 두 손으로 어머니 목을 졸랐다. 잠들어 있던 아들도 같은 방식으로 살해했다. ‘왜 아들까지 죽였는가’라는 경찰 질문에 그는 “(아들이) 할머니 없이는 혼자서 못 살까봐”라고 답했다.
허씨는 돈 때문에 자신의 어머니와 아들까지 죽이고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 사람의 시신을 비닐에 싸서 장롱에 넣어 두고 그 빌라에서 동거인인 40대 여성 한모씨와 함께 지냈다. 시신이 썩는 냄새가 나자 이들은 그제서야 모텔을 전전하기 시작했다.
 | | 서울 동작구의 한 빌라에서 어머니와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허 모씨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밥벙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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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완전 범죄는 없었다. 초등학교 온라인 개학이 시작된 지난달 16일. 허군이 온라인 수업에 참여하지 않자 학교는 구청에 이 사실을 알렸다. 집을 방문한 동작구청 공무원은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자 근처에 살던 허씨의 형수에게 이를 알렸다.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집 현관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간 지난달 27일, 장롱 속에서 비닐에 싸인 두 사람의 시신이 발견됐다.
시신을 넣어둔 비닐에서 허씨의 지문이 발견됐다. 그는 경찰 추적을 피하려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잠적했지만 곳곳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결국 허씨와 한씨는 지난달 30일 새벽 서울 성동구 모텔에 숨어 있다 경찰에 붙잡혔다.
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허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후 “도주 우려가 있다”며 결국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범인도피 혐의로 입건된 한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했다. 경찰은 허씨의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할 예정이다.